[여의도의 눈] "증시 더 가려면 환율 1,220원 깨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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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02 16:01  

[여의도의 눈] "증시 더 가려면 환율 1,220원 깨져야"

코스피가 2,080선을 회복한 가운데 증시가 추가적인 상승 탄력을 받으려면 환율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장세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확보 경쟁이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풍부하게 풀린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7% 오른 2,087.19에 거래를 마치며 2,09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수가 2,080선을 회복한 것은 종가 기준 지난 3월5일(2,085.26)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진 `약달러` 현상이 동학 개미 운동만으로는 다소 시원하게 치고 올라가지 못하던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본다. 말 그대로 외국인이 달러를 팔고 국내 주식을 산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안팎으로 크게 떨어졌을 때, 지수 상승폭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하기 전인 지난 2월 5일(4,578억원) 이후 약 석달 반 만에 가장 컸던 지난달 19일(3,658억원)의 경우,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5원 떨어졌고 지수는 2.25%나 올랐다.
특히 환율이 하루 새 13.5원이나 떨어졌던 지난 1일의 경우 롱스톱 물량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롱스톱은 달러 강세(원화 약세)에 베팅한 세력이 달러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는 일종의 손절매를 의미한다.
이들 입장에서는 향후 원화 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국내 주식을 사는 셈이다. 외국인은 1일에도 코스피에서 1,102억원 어치의 주식을 샀다. 이날 코스피는 1.75% 뛰었다.
정성윤 브이아이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홍콩 제재 조치가 절차 진행에 머물면서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며 외환시장에서 롱스톱을 유발했다"며 "전반적인 시장 여건이 주요국과 미국 내 전주에 걸친 경제 재개 움직임, 국가별 제조업 지수의 반등을 확인하며 `리스크 온(Risk on)`으로 기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점차 진정세로 접어들며 시장 전반에 위험 선호 현상이 고개를 든 가운데, 앞으로 달러 하방 압력이 더해질 전망이다.
각국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달러 확보 경쟁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코로나19 여파로 치솟기 시작했던 테드 스프레드(TED spread)가 지난 3월 27일(144.763bp) 정점을 찍고 점차 하락하더니, 최근에는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낮아졌다.
`테드스프레드`는 은행의 신용위험이 반영된 리보 금리에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3개월물) 금리를 뺀 수치다.
이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고, 특히 기축통화인 달러를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1일 기준 테드 스프레드는 19.983bp에 불과하다. 올 들어 테드스프레드는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 우한에서 봉쇄조치가 시작된 1월 23일 이전까지 28~39bp 수준이었다.
즉, 이제는 달러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위험 자산, 그 중에서도 신흥국 증시에 돈이 몰릴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강영현 유진투자증권 여의도 영업부 부장은 "테드스프레드는 미국 외 국가, 특히 달러 수요가 가장 많은 유럽 쪽에서 달러를 빌리는 금리를 말하는데, 그 수치가 내려가고 있다는 것은 달러 유동성 경색 국면을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달러 인덱스 역시 100을 웃돌다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미국 내 흑인 사망 항의 시위라든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 보안법 조치 관련 이슈가 시장에 크게 반영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신냉전` 수준으로까지 비화한 미중 갈등은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게 만든다.
가뜩이나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1단계 무역 합의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는 강수를 두며 파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은 무역갈등 격화 우려와 경제 활동 재개 기대 사이에서 달러당 1,220원 대에서 지지선을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KB국민은행 팀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며 경기가 2분기 저점을 기록하고 하반기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신흥국 통화 반등 및 원화 약세 압력 완화 요인이 된다"며 "다만 미국과 중국, 거대 경제 대국의 충돌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인 만큼 환율 하단을 1,220선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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