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람쥐" 조롱딛고 신드롬...'깡' 역주행이 말하는 요즘 것들 [지피지기]

김종학 기자

입력 2020-06-03 17:32   수정 2020-06-03 17:12

    대중문화 소비패턴 뒤집은 '깡' 역주행
    유행처럼 번지는 비 흉내내기 '밈(meme)'
    매일 댓글 수천 개씩 '놀이터 혹은 커뮤니티'
    유튜브·스포티파이 플랫폼 장악의 단면


    "한 번도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월드스타'로 불리다 대중 앞에서 사라졌던 가수 비가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돌아왔습니다. 2017년 발매한 앨범 타이틀곡 '깡'은 유튜브 조회수가 3배 가까이 늘어 1,250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허세롭다'며 조롱만 달렸던 이 영상은 구독자들의 놀이터가 돼 지금까지 13만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자아도취적인 가사에 과도한 춤동작으로 외면받다 관심에서 멀어졌던 '비'에 왜 대중들이 다시 열광하는 걸까요.

    음원시장에서 역주행은 비교적 흔한 일입니다. EXID의 '위아래'는 팬들이 촬영한 '직캠'으로 음원차트 1위까지 역주행했고, 짐승돌 콘셉트인 2PM의 '우리집', 슈퍼주니어의 '데빌'이 강제 소환되기도 했죠. 그런데 비의 사례는 조금 다릅니다

    우스갯소리로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끌어낸' 덕분이지만, 이를 폭발시킨 건 인터넷 콘텐츠를 재가공하고 생산하는 '밈(meme)' 덕분입니다. 과격한 어깨뽕을 한 채 커버댄스를 올린 한 여고생 유튜버를 시작으로 '비'의 행동을 패러디하고 즐기는 '밈'을 수없이 재가공하며 입소문을 타는 겁니다. 게다가 비 스스로 자신을 내려놓고 이러한 '밈'에 동참해 하나의 신드롬을 만들어냈습니다.

    6월 3일 오전 10시 현재 멜론 실시간 차트 (출처 : 멜론)

    '월드스타' 수식어에 대규모 제작비를 들이고도 통하지 않던 음원이 3년 만에 이렇게 회자된 건 달라진 음악 산업 구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1,1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데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장도 사라진 요즘의 아티스트들이야 말로 달라진 플랫폼과 인터넷 문화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인거죠. 마치 방탄소년단(BTS)의 음악과 일상을 공유하며 단단한 팬덤 '아미'를 만들어낸 것처럼 말입니다.

    앞으로 이런 변화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스포티파이는 취향에 따라 음악을 골라주는 서비스로 전세계 유료 가입자만 4억 4천만 명(2019년 기준), 작년 매출은 9조 2천억 원을 넘겼습니다. 점유율을 뺏길 처지인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음원 서비스 회사들도 뒤늦게 전략을 바꾸고 있죠.

    디지털에 익숙하고 취향을 공유하며 서로 연대하는 이들이 요즘의 세대입니다. 복사 붙이기 식으로 줄세워진 음원에 환호하는 시대가 이제 지나고 있는 거죠. 한때 너무 자신에게 몰입해 외면받던 비가 '귀환'한 것 처럼, 모든 대중이 아니라 누군가의 취향을 만족시켜야 살아남는 시대가 된 것 아닐까요.

    《지피지기(知彼知己)는 글로벌 경제 전쟁터의 복잡한 현상들을 '적과 나'의 입장에서 깊게 분석하고 쉽게 전달해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결기 넘치는 영상 콘텐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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