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따라 한국 왔다 병 걸린 중국인, 중국내 연고 없어도 국내 체류 불가"

입력 2020-06-12 23:45  


결혼 이민자인 외동딸을 따라 국내에 들어왔다가 중병에 걸린 중국인 부부가 중국에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가족이 없더라도 국내에 더 이상 체류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유승원 판사)은 왕 모씨(68) 부부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을 상대로 낸 체류 기간 연장 불인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2015년 1월 왕 씨는 경기도 김포에서 한국인 남편과 사는 딸의 육아를 돕기 위해 국내에 들어와 거주 중이었다.
그러던 중 몸에 이상을 느껴 국립암센터에서 검진을 받고 폐암 진단을 받았다.
왕 씨는 결국 폐 절제 수술을 받았고, 가족들의 응원 속에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그의 남편 역시 시신경 한쪽이 손상됐고,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뇌출혈로 쓰러진 적도 있었다.
왕 씨 부부는 외동딸로부터 병간호를 받기 위해 지난해 9월 인천출입국·외국인청에 체류 기간 연장을 신청했으나, 같은 해 10월 4일 불허 결정을 받았다.
방문동거비자(F-1)를 발급받은 결혼이민자 부모의 경우, 최대 4년 10개월만 머물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체류를 연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왕씨의 딸은 "내가 무남독녀라 부모가 중국으로 돌아가면 돌봐줄 가족도 없다"며 "연장 불허 결정은 민법 제974조에서 정한 부양권을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거주하는 외교관의 부모에게는 제한없는 체류를 허용하면서도 결혼이민자의 가족에게는 체류를 불허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인권에 중대한 침해나 차별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원은 왕씨의 체류 기간 연장 취소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판결이 비례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사회 통념상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왕 씨의 딸은 "아이와 남편을 한국에 두고, 나만 중국에 부모님을 모시고 가서 부양하라는 얘기 아니냐"며 "암에 걸린 노부모를 모시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통념에 맡는 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왕씨 가족을 돕고 있는 한국이주노동재단 안대환 이사장은 "아무런 대안 없이 암투병 중인 부모를 출국하라고 하면 어떻게 대처하라는 것인가"라며 "이주여성연대 등과 함께 항소를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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