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생사 갈림길에 선 은행들

임원식 기자

입력 2020-06-19 18:15   수정 2020-06-19 18:07



    <앵커 크로마>

    오늘날 영국의 국민 화가로 추앙받는 윌리엄 터너의 작품 '전함 테메레르'입니다.

    한 시대를 호령했던 거대한 범선이 이 작은 증기선에 의지해 쓸쓸하게 퇴역하는 모습인데요.

    구시대의 종말 동시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우리의 삶이 또 산업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진화'로 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가장 분주한 곳 중 하나가 금융 특히 은행들입니다.

    코로나 발 불황에, 0%대 금리 그리고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이른바 '빅테크'들의 출현에 여느 때보다 위기감이 큰 상황입니다.

    더 이상 '이자 장사', '수수료 장사' 만으론 살아남기 힘들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뉴스 포커스>에선 코로나 사태로 그야말로 격변기를 맞고 있는 은행들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먼저, 화면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인터넷, 모바일로 진행된 한 시중은행의 월 신규 신용대출 현황입니다.

    지난해 초 1만5천 건, 2,500억 원대에 불과했던 게 올해 3월엔 3만여 건, 9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10건, 36억 원에서 1년 새 7천 건, 1,5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송금이나 이체 같은 단순 은행 업무는 물론 모바일로 대출을 신청한 사례 또한 빠르게 증가한 겁니다.

    반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은행 점포는 급격히 사라졌습니다.

    지난해의 5배 수준인 76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각국 정부들은 곳간을 열어 돈을 풀고 금리 또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부채율이 급격히 뛰면서 은행 건전성과 수익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른바 '마이너스 성장'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대손비용이 지난해보다 최대 1조5천억 원까지 늘어날 거란 전망.

    은행들의 올해 순이자 마진은 역대 최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이대기 /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80~90%로) 여전히 높은데 향후 이것이 줄어들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나 다른 선진 나라들을 보면 결국은 고객의 자산관리입니다. (은행들이)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경쟁을 가져야 되고..."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반 '빅 테크'들의 잇따른 금융업 진출 또한 걱정거리입니다.

    당장은 아니어도 가까운 미래, 이들 빅테크들의 인기에 밀려 자리를 뺏길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인터뷰> 전성호 /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장

    "빅테크가 갖고 있던 고유의 경쟁력을 얹어서 들어오기 때문에 은행이 대응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과 융합을 통해 지금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또 은행이 계속 살아나갈 수 있는 수익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격변기를 맞고 있는 은행들, 생존과 공존을 위한 돌파구 찾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앵커>

    이렇게 위기에 놓인 은행들과 달리 '빅테크' 기업들은 첨단 IT 기술을 앞세워 금융산업 개척에 속력을 내고 있습니다.

    현재 어디까지 왔고 또 앞으로 얼마나 달려나갈 지 김태학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은행에 다니는 A씨는 송금 절차가 간편하다는 이유로 출시 초기부터 카카오뱅크를 사용했습니다.

    이제는 주변 많은 동료 은행원들이 카카오뱅크를 쓰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A씨 / 시중은행 은행원

    "일단 기본적으로 비대면 프로세스니까 대출 심사나 이런 것도 간편하고, 요즘같은 경우에는 주식투자들 많이 하잖아요. 그럴 때 마이너스통장 간편하게 개설해서 그거로 투자하고 그런걸로 알고 있습니다."

    "3년도 채 안돼 계좌수 1,240만. 월 실사용자만 해도 1,000만. 카카오뱅크는 이렇게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어떻게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는지 직접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카카오뱅크의 강점이 무엇일까요?"

    [인터뷰] 이수영 / 카카오뱅크 전략팀장

    "강력한 편의성과 직관적인 사용성을 바탕으로 해서, 예를들어 모임통장이라든지 26주 적금이라든지 새롭고 재미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저희들이 출시를 하고 그것들이 사랑을 받아서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에 오픈뱅킹을 선보이고, 이후에는 카카오페이와 연결성 강화했듯이 카카오와의 시너지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다른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의 금융 영토확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은행업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아니지만,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의 월 사용자 수가 1,200만명에 육박하는데다 최근 출시한 '네이버통장'도 연금리 3%를 제시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빅테크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호재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먼저, 현재 논의 중인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후불 결제가 허용되면, 사실상 여신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8월 시행을 앞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 이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쇼핑과 모빌리티 등 사용자 삶 전반에 뿌리내린 네이버와 카카오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정유신 /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려고 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라든지 이쪽으로 집중되면서 신산업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서 기술 경쟁력이 있는 곳들이 힘을 발휘하는 거죠."

    인터넷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케이뱅크와 토스도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

    빅테크 금융 시장의 확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연이어 벌어진 '부정결제' 등의 사고에 대해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빅테크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전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

    임원식 기자(ryan@wowtv.co.kr), 김태학 기자(thkim86@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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