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수→배우’ 드라마 첫 주연 강지영 “‘도전정신’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설레요”

입력 2020-07-13 07:34  




기대이상이다. 또 한 명의 연기돌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그룹 카라 멤버였던 강지영. 톡톡 튀는 발랄함으로 무대 위에서 시선을 잡아끌던 강지영은 ‘가수’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가둬두기엔 아까운 끼와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드라마를 통해 숨겨왔던 매력을 오롯이 폭발시켰다.

“아직 많은 분들이 저를 카라의 막내, 가수 활동 속 발랄한 모습으로 봐주신 것 같아요. 예전 이미지도 좋지만 새로운 저를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어요. 무대에서 화려하게 노래하는 내가 아니라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번에 ‘야식남녀’를 보고 팬이 됐다고 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카라 활동 이후 일본에서 먼저 배우로 경험을 쌓은 강지영은 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로 컴백했다. ‘야식남녀’는 강지영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주연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신중을 많이 기했어요. 한국에 복귀하면서 오디션도 많이 봤어요. 그러다 보니 마음이 초조해지더라고요. 빨리 한국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야식남녀’ 제작진이 먼저 제안을 주셨고, 대본을 보고 고민 없이 선택했어요. 드라마로 한국에서 연기하는 건 처음이라 부담감이 전부였어요. 기대감보다 부담감이 컸죠. ‘도전정신’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설레요. 일을 사랑해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어요. 감독님은 제가 아이돌 출신이라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충분히 이해해요.”

지난 6월 30일 종영한 ‘야식남녀’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된 거짓말과 그 거짓말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게 된 여자를 궁지로 몰아넣고, 또 그 거짓말로 인해 자신을 사랑하게 된 남자에게 상처를 주는 한 남자의 이야기.

“소재가 싶지만은 않아서 기획안을 들었을 때는 걱정이 됐어요. 배운 게 많아요.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고, 나의 연기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어요.”




강지영은 극중 계약직 4년차 조연출 PD 김아진 역을 맡아 연기했다. 김아진은 CK채널 ‘야식남녀’ PD로 메인 연출 데뷔 기회를 얻고, Bistro의 박진성(정일우 분) 셰프를 게이 셰프로 알고 화제성을 이끌기 위해 섭외했다. 김아진은 박진성이 게이인 줄 알면서도 진짜 게이인 디자이너 강태완(이학주 분)과 박진성을 사이에 두고 짝사랑 경쟁, 이색 삼각관계를 보였다. 엔딩에선 김아진이 박진성이 게이가 아님을 알고 진짜 사랑을 하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아진이로 조연출 PD이면서 계약직인 설움을 표현해야했어요. 예전에 계약직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에 주변 사람들을 통해 계약직과 정규직에 대해 설명도 듣고 작가님에게 많은 얘길 들었어요. 아진이는 열정적인 여자라 생각해서 포기하지 않는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아진이와 저는 모든 일을 열심히 하려는 점이 닮았어요. 나도 가수를 하다가 배우로 전향하면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15세 중학생 나이로 데뷔해 귀여운 막내의 모습을 보여주던 강지영이 성숙한 PD로 변신했다. 그의 몰입도 있는 연기에 제법 호평도 따랐다.

“제일 좋은 칭찬이 아닐까 싶어요. 내가 한국에서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서 연기력 논란이 있으면 어떡할까 생각했는데, 일본에서 활동을 하며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나름의 요령도 생긴 것 같아요. 연기 논란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첫 주연 도전이기에 긴장도 됐고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정일우와 이학주는 강지영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배우들끼리 나이대가 비슷해서 재미있게 작업 할 수 있었어요. 친구들 같았죠. 걸그룹 출신이라 다가가기 어렵지 않을까 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끼리 단톡방도 있고 아직까지 연락을 하면서 지내요. 연기 동료가 생긴 것에 감사했어요. 한국에서 제대로 활동할 수 있겠단 자신감도 생긴 것 같고요. 이제 시작이니 첫 발을 잘 디딘 것 같아요. 당분간은 한국에서 활동을 계속해보고 싶어요.”

강지영은 첫 주연도전을 무리 없이 해냈다. 대중이나 주변인의 시선보다 스스로가 자신의 연기에 더 엄격했다.

“저는 계획을 짜는 스타일이 아니고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스타일이예요. 연기를 할 때도 느끼는 대로, 흐르는 대로 표현하려 해요. 이번엔 너무 감사하게도 선배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상대 배우분들을 너무 잘 만나서 내가 잘 흘러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야식남녀’는 첫 회 시청률 1.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데 이어 최종회 시청률 0.4%로 아쉬움 속에 끝을 맺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요즘엔 방영 당시엔 시청률이 안 나왔다가 나중에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촬영을 하면서 우리끼리 숫자에 신경 쓰지 말자고 했어요. 우리는 현장에서 다 같이 촬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했어요. 연기에 대한 방향성을 잡은 것 같아요.”

강지영은 2008년 그룹 카라로 데뷔해 2014년까지 아이돌가수로 활동했다. 이후 그는 일본 드라마 ‘민왕’, ‘히간바나 ~경시청 수사 7과~’, ‘오사카 순환선 Part2’, ‘오펀 블랙 ~일곱 개의 유전자~’, 영화 ‘암살교실’, ‘DC 슈퍼 히어로즈 vs. 이글 테이론’, ‘레온’, ‘이것도 내 인생’, ‘으라차차! 마이 러브’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강지영은 일본에서 JY란 이름으로 8장의 앨범을 내고 솔로 가수로도 활동했다.

“해외 유학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영국에 6개월 정도 체류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여유로움이 신기했어요. 사실 카라 활동 시절은 기억이 잘 안나요. 그 때의 기억이 끊겨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 철없는 아이였죠. 유학생활을 하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일본에서 활동하며 ‘내 자신과의 싸움’이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느 순간 일본어를 죽어라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해서 공부하고 연구하다 보니 일본에서 역할을 맡게 됐죠. 일본에서 1인 7역을 하면서 드라마를 한 적이 있어요. 일본어 사투리도 쓰면서 굉장히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영화 주연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주연으로 4, 5번 정도 다양한 장르로 연기를 했어요. 암살자, 체조선수 등 많은 역할의 경험을 했어요. 한국과 일본의 환경은 많이 달라요. 한국에서 솔로로 활동한 적은 없었는데, 이제 어딘가 빈 것 같으면서도 채워나가야 했어요. 나를 더 많이 가꿔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연기에 도전 후 드라마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이미지를 봤다면 지금은 배우들의 표정, 제스처 등 캐릭터 표현에 눈길이 간다. 상큼 발랄한 미소와 여리여리한 모습 뒤 강지영은 훨씬 더 강단 있다. 연기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고 있는 그는 하고 싶은 역할도, 욕심나는 역할도 많다.

“강지영에 대해 궁금해 해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역을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천천히 배우면서 연기로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요.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품을 마쳤으니 재정비 시간을 가져야죠. 천천히 차기작을 준비하고 싶어요.”

강지영은 워낙 일찍 데뷔한 탓에 아직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지만 인터뷰를 하며 향후 활동에 대한 고민 등 13년차 연예인의 내공이 느껴졌다.

“인생의 반을 연예인으로 지냈어요. 이 직업이 좋은 게, 남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죠. 오래하면서 느낀 것은 인간다워야 한다는 거예요.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중요하죠. 과거보다 주변을 보게 된 것 같고, 주변을 생각하게 됐어요. 과거엔 앞만 보고 달려왔고, 뭘 잘 몰랐는데 지금은 여러 분들이 함께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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