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삼성은 왜 '미래차'를 주목하는가

김민수 기자

입력 2020-07-21 10:08   수정 2020-07-21 11:00

이재용이 꼽은 삼성 미래 먹거리 '전장사업'
'삼성의 핵심' AI·5G·반도체 만난 '스마트카'
삼성 '모바일' 현대차 '모빌리티' 만남 주목

흔치 않은 회장님들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5월 정의선 부회장이 삼성SDI를 방문한 데 대한 이재용의 부회장의 답방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늘(20일) 오전 현대차그룹 기술의 메카인 남양연구소를 찾았다. 전장사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삼성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현대차 총수의 만남은 단순한 사업 협력을 넘어 다가올 미래차 시대를 그려보게 한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미래차`를 위한 전장사업을 삼성의 미래먹거리로 삼고 꾸준한 투자와 관심을 가져와 이번 만남을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 이재용의 미래 구상…`AI·5G·반도체` 미래차로 집결
AI와 자율주행 그리고 5G 이동통신이 결합한 미래 자동차에서 전장부품은 사실상 자동차의 핵심을 담당한다.

삼성은 지난 2018년 18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인공지능 ▶5G ▶바이오▶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꼽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6개월동안 전 세계를 돌면서 `열공`을 한 이후 내놓은 삼성의 미래다.

삼성의 4대 미래 성장사업 중 3가지인 AI와 5G, 전장사업이 미래차, 바로 스마트카에서 구현된다. 이 부회장이 미래차를 주목하는 이유다.

AI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과 이를 연결하는 5G, 그리고 이런 것들이 가능하게 만드는 반도체와 장비까지 모두 삼성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은 기초 소재인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부터 눈에 보이는 디스플레이는 물론 최상단에 위치한 미래 차량용 반도체까지 전방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른 어떤 경쟁기업도 가지지 못한 강점이다.

○ 목표는 자율주행 플랫폼…`수직계열화` 삼성이 유일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미래가 될 전장사업의 목표를 `자율주행 플랫폼` 선점에 두고 있다. 자동차를 제외하고 자율주행 플랫폼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전 세계에서 삼성이 유일하다.

삼성은 먼저 자율주행의 핵심 축인 통신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삼성은 하만과 협업해 전장업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기반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개발했다. 5G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하고 처리하기 위한 필수 기반 기술이다.

내년부터 양산되는 BMW의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된다. 또 차세대 미래 기술인 6G 기술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스마트카의 뇌 역할을 할 `반도체 전장부품` 역시 초격차 전략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올 2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화성 EUV 전용 ‘V1 라인’에서 내년에 5나노 공정 기반의 자동차용 파운드리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TSMC가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7나노미터 자동차 설계 플랫폼을 공개한데 맞서, 7나노를 건너뛰고 5나노로 직행한다.

코로나19 이후 속도를 더 할 5G 이동통신 기반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래차를 위한 소재·부품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정의선 부회장과의 두번째 만남을 앞두고 부산 삼성전기 방문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삼성전기는 전장사업에 핵심적인 소재, 기판, 모듈 부문을 생산한다. 특히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부품에 필요한 만큼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이 중에서도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용 MLCC는 최근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과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MLCC시장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어 글로벌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장용 MLCC시장은 무라타와 TDK 등 일본 업체들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전기제품에 이어 전장용 MLCC시장에서도 글로벌 `톱2`에 올라서겠다는게 삼성전기의 목표다.

○ 이재용-정의선 두번째 만남…미래차 드림팀 현실되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연쇄회동으로 시작된 4대 그룹 총수들의 만남은 직접적으로는 자동차 배터리를 주제로 했다. 하지만 배터리는 현재의 관심사일 뿐, 총수들의 시선은 이미 미래차로 향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전장사업은 진입장벽이 워낙 높은 시장이기 떄문에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현대차와의 협력이 삼성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현대차 역시 미래차를 위한 모든 전장 관련 기술을 총망라하고 있는 삼성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비전을 앞당길 수 있다.

삼성은 지난 2106년 80억 달러, 약 9조4천억원을 주고 하만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장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수익성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사업 특성성 장기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다, 자동차 메이커들의 까다로운 요구조건과 텃세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최고 수준의 자동차 제작능력과 부품수급 네트워크 가진 현대차와 AI와 5G, 반도체까지 미래 기술력을 모두 가진 삼성의 만남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점에 이른 삼성의 `모바일`과 무르익은 현대차의 `모빌리티`가 만들 미래차 구상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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