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흔든 수사심의위, 한동훈 수사제동 파장 지속

입력 2020-07-26 07:30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자문기구인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주요 사건에 대해 잇따라 `수사 중단`을 권고하면서 그 기능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기소권 행사에 대한 합법적인 견제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제도적 허점 때문에 여론전에 기대려는 피의자에게 활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심의위가 공정성 시비를 불식하고 제대로 된 검찰 내부의 견제 기구로 자리 잡으려면, 심의 대상 사건을 세분화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잇따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한동훈 검사장의 수사심의위는 모두 사건관계인인 피의자가 소집을 요청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8년 제도 시행 이후 피의자의 요청으로 수사심의위가 열린 것은 지난 6월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이 사실상 처음이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심의위도 피의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이 모두 소집을 요청했다.
이 부회장과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심의위가 연이어 수사중단·불기소 권고를 의결하자, 피의자 측을 중심으로 "무리한 검찰 수사"를 지적하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이번 검언유착 의혹 사건은 장관의 수사지휘권 파동까지 불러올 만큼 대검과 수사팀 의견이 대립했다는 점에서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사회적 갈등이 불거지기는 했지만 피의자 요청으로 처음 열린 수사심의위의 잇따른 수사 중단 권고는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견제하는 제 역할을 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피의자에게 유리한 사실관계나 증거까지 살펴 불기소를 권고함으로써 검찰의 기소권 독점 폐해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검찰의 기소권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8년 1월 도입됐다. 지금까지 통상 국민의 관심이 높거나 기관 간 갈등 소지가 있어 수사·기소 등의 판단을 두고 검찰의 정치적 부담이 클 경우 주로 열렸다.

수사심의위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번 이 부회장과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심의위 권고 과정에서도 제도적인 한계들이 일부 노출되면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은 수사심의위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 권고를 의결하자 "납득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수사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에도 착수하지 못한 점, 첫 번째 소환 조사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 등을 강조했다.
아직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초기 단계인 탓에 다양한 혐의 정황이 있음에도 심의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들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이런 상황은 `계속 수사`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것이지 `수사 중단`의 근거는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사팀은 전날 수사심의위에서 이미 언론에 공개된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간 대화 녹취록 외에 이렇다 할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 검사장은 수사심의위에서 이번 검언유착 의혹은 `권력이 반대하는 수사를 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취지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구속된 이 전 기자와 달리 한 검사장에 대한 심의는 물증이 많지 않아 사실관계보다는 혐의 추정이나 법 감정을 근거로 이뤄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검사장 입장에선 서둘러 수사심의위를 신청한 것이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와 함께 이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의심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방향을 서둘러 판단하려는 움직임은 대검 부장회의에서도 감지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6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대검 부장회의는 이 전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논의하다 일주일 뒤 갑자기 한 검사장의 공소 제기 여부를 안건에 추가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에 대해 "주범으로 지목된 사람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다 공모 여부 증거가 나오면 공모자에 대해 판단해도 늦지 않은데 한꺼번에 판단하라고 하니 이견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역시 수사심의위에서 하루 만에 다룰 수 있는 안건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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