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2위 지켰지만 영업이익 3위로 주저앉아

입력 2020-07-27 06:55   수정 2020-07-27 08:52

삼성전자 영업이익, TSMC에 추월당해
인텔, 매출·영업이익 불안한 1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상반기까지의 실적을 속속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2위는 지켰지만 영업이익은 대만의 TSMC에 밀려 3위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2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냈지만 경쟁업체들도 그만큼 앞서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절대 강자`였던 인텔이 흔들리며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는 반면 TSMC와 AMD 등은 무서운 성장세로 따라붙는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판도 변화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입지에 여떠한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종합반도체 기업 인텔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올해 2분기 매출 197억3천만달러, 영업이익 57억달러를 달성했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9.4%, 영업이익은 23.9%가량 증가한 것이다.
인텔의 실적을 현재 기준 원달러 환율로 단순 계산하면 매출은 23조7천억원, 영업이익은 6조8천600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매출, 영업이익 모두 1위 기록이다.
인텔의 상반기 실적 역시 매출 395억달러, 영업이익 127억달러(한화 각각 47조6천억원, 15조3천억원)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공개한 2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천억원을 제시해 `어닝서프라이즈`를 예고했다.
증권업계는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매출 18조∼19조원, 영업이익은 5조3천억∼5조4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을 합한 상반기 삼성의 반도체 매출은 36조원, 영업이익은 9조3천억원 수준이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207억달러, 영업이익 8억6천500만달러를 달성했다.
한화로 치면 각각 25조원, 10조4천억원 정도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뒤지지만 수익성은 앞서는 기록이다.
TSMC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대략 17조9천억원, 영업이익은 5조5천억원으로 삼성전자의 30조6천억원, 7조5천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고전한 틈을 타 3분기부터 TSMC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앞지르기 시작해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삼성을 제쳤다.
30일 베일을 벗는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TSMC와 비슷하거나 약간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TSMC에 1조원 이상 밀린 상황이어서 상반기 영업이익 2위 자리는 TSMC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TSMC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0%대에서 올해는 40%대로 올라섰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20%대다.
반도체 판매 가격 뿐 아니라 라인 증설 등 시설투자 여부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순 비교는 무의미하지만 삼성 입장에서 시스템 파운드리 부문 1위인 TSMC가 위협적인 상대가 아닐 수 없는 셈이다.
TSMC는 삼성전자가 18.8%에 그치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이 50%가 넘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시가 총액이 가장 높다.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던 인텔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지난주 2분기에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7나노 반도체(CPU·중앙기억장치) 출시가 6개월 이상 지연된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CPU 부문 경쟁사인 미국의 AMD는 이미 지난해 7나노 CPU를 출시했는데 인텔은 오히려 지연 소식을 전하며 실망을 안긴 것이다.
이달 초엔 GPU(그래픽처리장치)을 주력으로 하는 작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맛봤고 지난 23일에는 CPU 경쟁사인 AMD에 주가도 역전당했다.
인텔은 앞서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한차례 위기를 맞은 데 이어 최근 차세대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위기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오랜 협력관계였던 애플이 지난달 말 인텔의 반도체를 쓰지 않겠다고 결별 선언을 한 것도 인텔에 적잖은 타격을 안겼다.
애플과의 결별로 인텔은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반대로 삼성의 파운드리 부문 경쟁사인 TSMC는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애플은 반도체 자체 생산 능력이 없기 때문에 결국 TSMC와 같은 첨단 반도체 생산 기업에 주문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 인텔 역시 최근 나노 기술 경쟁에서 밀리면서 결국 TSMC에 7나노 이하 반도체의 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의 경쟁사 AMD는 TSMC의 기술력을 앞세워 7나노에 이어 5나노 CPU 생산을 앞두고 있다.
TSMC는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고객 유출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파운드리 2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생산 기술력을 갖춘 곳은 현재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모바일 부문의 CPU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를 설계, 제작하는 경쟁사이기도 해 인텔이 자체 CPU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가능성이 적다는 예상도 많다.
오히려 인텔의 CPU 신제품 출시 지연은 D램과 낸드플래시가 주력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득이 되지 않는다.
글로벌 서버·PC용 CPU 시장에서 인텔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신형 CPU가 출시돼야 서버업체 등이 사양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함께 구동할 고성능 D램과 낸드 구매도 늘리기 때문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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