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2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

입력 2020-08-02 15:34   수정 2020-08-02 17:27

향년 80세…1973년 한미약품 창업



한국 제약업계를 이끌어온 한미약품 그룹 임성기 회장이 2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임 회장은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 약국`을 열어 자금을 모았다. 1973년에는 `임성기 제약`을 설립했고 그 해에 상호를 한미약품으로 바꾼 뒤 지금까지 회사경영에 헌신했다. `한국형 연구개발(R&D) 전략을 통한 제약강국 건설`이라는 꿈을 품고 48년간 기업을 일구며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힘썼다.

임 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후보물질에 투자하는 R&D 방식을 `한국형 R&D`로 설명한다. 과감한 R&D 투자를 단행한 뚝심 경영으로 한미약품을 신약개발 회사로 바꾸는 체질 변화를 끌어냈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최대 20%에 이르는 금액을 혁신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한미약품이 최근 20여년간 R&D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이런 일관된 회사의 행보는 "R&D 없는 제약기업은 죽은 기업, R&D는 나의 목숨과도 같다"고 주창한 임 회장의 확고한 신념 때문이었다.

1987년 한국 제약업계 최초로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에 항생제 제조기술을 수출했으며, 1997년에는 또 다른 글로벌 제약기업 노바티스에 `마이크로에멀젼` 제제 기술을 역대 최고 규모인 6천300만 달러에 기술이전했다. 노바티스와의 계약 성과는 당시 IMF로 고통받던 대한민국에 큰 희망을 주었다.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직후 국내 대부분 기업이 투자를 축소할 때, 임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2000년 이후 제약산업 지형을 바꿔놓았다.

2003년 국내 최초의 개량신약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을 출시해 한국 제약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입증했으며, 2009년에는 국내 최초의 복합신약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을 기반으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의 초석을 닦았다.

그러다 2010년에는 창사 이래 첫 적자까지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단기 성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투자자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R&D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나왔다. 그러나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R&D 투자를 향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2015년에는 한 해 동안 총 7건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에 잇따라 성사시키며, 한국을 역동적인 제약 국가로 탈바꿈시켰다. 그해 계약을 체결했던 여러 신약이 반환되는 아픔도 겪었지만, 임 회장은 전체 임원 회의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외롭고 힘들지만, 그 길에 창조와 혁신이 있다"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임 회장은 회사의 성과를 임직원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2015년 대형 성과를 창출한 이듬해 2천800여명에 이르는 그룹사 전 임직원에게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 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 씨, 딸 임주현 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미정이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이다.

유족 측은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밝혔다.

임성기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donni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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