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집중호우 피해 눈덩이…나흘간 12명 사망·14명 실종

입력 2020-08-04 11:04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나흘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집계(오전 6시 기준)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집중호우로 모두 12명이 숨지고 14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는 7명이다.
전날 경기도 평택 공장과 경기 가평 펜션에서 토사가 덮치면서 각각 3명씩 모두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충북 진천에서 화물차를 타고 있다 급류에 휩쓸린 60세 남성 등 실종자도 전날 6명이 추가됐다.
이재민은 629세대 1천25명으로 전날보다 100여명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555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391명, 강원 70명, 서울 9명 등이다.
재산 피해도 늘고 있다. 1일 이후 시설물 피해는 사유시설 1천483건, 공공시설 1천475건 등 모두 2천958건이 보고됐다. 전날보다 527건 늘어난 수치다.
시설피해 2천958건 중 절반이 넘는 1천531건(51.8%)의 응급복구는 완료됐다.
게릴라성 호우가 이어지면서 도로와 철도 통제 구간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서울·경기·충청 등 지역에서 도로 43곳이 막혔고 충북선·중앙선·태백선·영동선·경강선·함백선 등 철도 6개 노선도 운행되지 않고 있다.
북한산·태백산·속리산 등 10개 국립공원 252개 탐방로와 경기·충북·경북 지역의 상습침수 지하차도 16곳, 서울·경기·강원·충북지역 둔치주차장 92곳도 출입이 제한됐다.

전국에서 이재민이 가장 많이 발생한 충북에서는 실종자가 1명 추가돼 9명으로 늘었다.
4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54분께 진천군 문백면 봉죽교 부근에서 1t 화물차가 급류에 휩쓸려 운전자 A(62)씨가 실종됐다.
A씨는 물이 불어난 논을 살펴보러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포함한 충북 호우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실종 9명이다.
충북선, 태백선, 중앙선 원주∼영주 구간을 비롯해 단양 어상천 율곡 등 도로 15곳은 복구작업이 늦어져 교통통제가 유지되고 있다.
도 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인력 730명, 장비 128대를 투입해 수색을 재개했다.
하류 지역 유량이 늘어 강가를 중심으로 드론, 헬기, 차량을 이용한 수색에 집중할 계획이다.
비 피해를 본 공공시설 352곳, 사유시설 326곳에 인력 5천254명, 장비 902대를 투입해 응급복구 작업도 추진한다.

400㎜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강원에서는 오는 5일까지 최대 5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주택 3동이 반파 또는 전파되고 26동이 침수되는 등 29동의 주택 피해가 났다.
춘천과 영월, 정선, 원주, 철원, 화천 등 6개 시군 농경지 41.6㏊가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영동선 동해∼영주, 태백선 영월∼제천 구간의 철도 운행은 사흘째 중단되고 있다.
지난 3일 토사가 덮쳐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된 철원군 근남면 56번 국도와 춘천시 신북읍 5번 국도 등은 통행이 재개됐다.
전날 아파트 주차장 옹벽 30m가량이 유실돼 차량 5대가 매몰되거나 파손되는 피해가 난 철원군 명성로의 한 아파트에는 주변을 통제한 채 중장비를 투입해 긴급복구 중이다.
북한강 수계의 댐 중 가장 상류에 있는 화천댐은 지난 3일부터 수문을 열어 초당 257t의 물을 하류로 방류하고 있다.
춘천댐과 의암댐, 팔당댐은 비가 소강상태를 보임에 따라 방류량을 줄이는 등 수위 조절에 나섰다.

충남 아산에서는 4일 오전 7시 6분께 탕정면 한 어린이집 부근에서 박모(56)씨가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소방대원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박씨의 시신은 온통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박씨는 전날 오후 2시 23분께 탕정면 승마장 인근에서 폭우로 떠내려온 부유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다가 수압에 못 이겨 맨홀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에서는 지난 3일 내린 집중호우로 주택 623가구, 상가 112개가 침수되고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천안·아산·홍성 등 도내 7개 시군 농경지 2천807㏊도 물에 잠기면서 8천372 농가가 큰 피해를 보았다.
일부 공공시설이 긴급 복구됐지만,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주요 하상도로와 저지대 도로 12곳은 여전히 통행이 금지됐다.
천안·아산 지하차도 9곳을 비롯해 도내 강변 주차장 14곳도 아직 복구가 안 됐다.
천안, 아산 등지에서 차량 44대도 갑자기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하고 물에 잠겼다.

이날에는 호우 특보가 발효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서울·경기도·강원영서에는 시간당 50∼100㎜(많은 곳 120㎜ 이상)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
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영서·충청북부·서해5도 10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동·충청남부·경북북부 50∼100㎜(많은 곳 150㎜ 이상), 남부내륙·제주도 5∼40㎜ 등이다.
또 제4호 태풍 `하구핏`이 북상함에 따라 강한 강수가 집중되는 지역과 예상 강수량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이미 매우 많은 비로 하천과 저수지 범람, 산사태, 축대붕괴, 지하차도 침수 등 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 내리는 많은 비로 추가피해가 우려되니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폭우에 시달리는 중부와 달리 남부지방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된 곳들도 있다.
기상청은 폭염특보가 발효된 충청남부·남부지방·제주도에는 5일까지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아 매우 덥겠고, 밤에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고 밝혔다.
중부 집중호우 피해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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