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 약물 재창출 봇물…평가는?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20-08-05 11:23   수정 2020-08-05 12:13

최근 종근당을 비롯해 일양약품, 신풍제약 등이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약물 재창출은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임상 속도와 출시가 빠르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이 코로나19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알투바이오에서 약물 재창출과 효과와 가능성에 대하 집중 조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길리어드의 회심작 `렘데시비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는 에볼라치료제로 개발하다가 사실상 실패했던 약물입니다.
렘데시비르는 RNA복제를 막아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약물로 에볼라 치료제로써는 머크와 존슨앤존슨(J&J) 등 경쟁사의 약물에 비해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된 약물입니다.
머크는 치료제라기 보다는 에볼라 백신 에르베보(개발명 rVSV-ZEBOV)`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일까요? (실패는 그냥 실패인 세상에서 사는 게 정답같지만)
코로나19가 창궐하자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바이러스 관련 치료제(또는 치료후보물질)들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애브비의 칼레트라를 비롯해 바이엘의 하이드록사클로로퀸, 존슨앤존슨의 프레지스타 등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길리어드가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과 중국, 한국에서 대규모 임상3상 시험에 들어가는 등 발빠른 대응력을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후생노동성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 중증 환자에 대한 사용 특례를 승인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렘데시비르를 투여할 것을 공식 권고하고 방역당국도 사용을 허가했습니다.

▶ 다국적 제약사도 약물 재창출 검토
글로벌 제약사에서 약물 재창출을 시도한 사례는 렘데시비르 이외에도 많습니다.
약물 재창출이란 정확히 얘기하면 시판중이거나 임상단계에서 상업화에 실패한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내 신약으로 개발하는 방법입니다.
기존 신약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신약을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습니다.
개발중 실패한 의약품은 임상디자인을 변경하는 것이죠.
보통 신약개발 과정은 후보물질 탐색->신약후보물질 정립(파이프라인-코드번호 공식 부여)->전임상시험(동물실험)->임상1상(건강한 사람에게 투약, 용량/용법 결정)->임상2상 (소수의 환자에게 투약, 효과/효능 검증)->임상3상(다수의 환자에게 투약, 부작용/독성 검증)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약물 재창출은 임상2상부터 개시합니다. (이미 검증된 약물이기에 <임상 과정을> 잘라 먹고-어디선가 들었던 표현이긴 한데??!!)
그래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일라이 릴리의 `LY-CoV555`, 바이엘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애브비의 칼레트라, 로슈의 악템라, 사노피의 케브자라, 노바티스의 록소니티닙 등이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 검증에 나섰습니다.
바이엘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이 금지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임상 연구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 국내 10여개 제약·바이오기업 `약물 재창출`
국내에서 10여개 기업이 약물 재창출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순수 치료제를 개발중인 셀트리온과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초기 임상이기에 나중에 정리하기로 하고, 약물 재창출에 포커스를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약물재창출을 시도하는 기업은 부광약품을 비롯해서 일양약품, 종근당, 이뮨메드, 엔지켐생명과학, 신풍제약 등이 있습니다.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는 만성B형 간염 치료제로 시판 허가를 받은 전문의약품으로 이 역시 항바이러스제입니다.
현재 6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오는 8월까지 고대구로병원, 아주대병원, 고대안산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등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는 말라리아 치료제로 클로로퀸과 화학구조가 유사한 피로나리딘인산염 합성의약품입니다.
현재 11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경북대학교병원을 비롯해 고대구로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4개 의료기관에서 임상2상이 진행중입니다.
종근당도 지난 6월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과 함께 코로나 19 폐렴으로 진단받아 입원한 환자 대상으로 `CKD-314`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CKD-314는 파종성 혈관내응고증(DIC, 응고 촉진인자가 혈관내로 유입, 광범위한 혈관 내 혈전 형성 및 출혈을 야기하는 증후군)과 급성 췌장염 증상 개선에 처방하는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약물재창출 임상시험 후보물질입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항암제 확학요법의 부작용으로 생기는 호중구감소증과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개발하기 위해 임상2상을 진행하던 EC-18에 대한 약물재창출에 들어갔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사전 임상시험계획(Pre-IND)을 신청한 상황입니다.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에 대해 러시아에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제약사 알팜(R-Farm)이 신청한 일양약품의 슈펙트에 대해 러시아내에서 1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8개 의료센터이 참여하는 임상3상을 승인했습니다.
▶ 약물 재창출 연구 논문 어떻게 보는 게 타당한가?...SCI급 나와야
최근 일부 대학병원 교수 연구팀에서 약물 재창출에 대한 연구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로 인해 연구 제약사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냉정하게 얘기한다면 국내에서 발표된 국제 학술지인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거의 논문은 없다고 보시는 게 타당합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연구팀은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환자 3,060명의 임상 경과와 예후를 분석한 논문을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에 게재했습니다.
<즉 아직까지 임상 데이터가 많지 않기에 SCI급 논문이 나오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코로나19 백신개발업체인 모더나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를 유명 국제학술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했습니다.
어떠한 연구결과가 국제 SCI급 학술지에 게재된다면 그것은 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기에 어떤 측면에서는 개발중인 제약·바이오 기업에게는 호재라고 보시는 게 타당합니다.
이 역시 국내판 논문은 아닙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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