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부패가 만든 비극?…질산암모늄 6년째 방치됐다

입력 2020-08-06 06:44  

2,750톤 질산암모늄, 베이루트항구 방치
정부 관리, 인화성 물질 알고도 '쉬쉬'

레바논 정부가 4일(현지시간) 5천여명의 사상자를 낸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의 원인으로 지목된 질산암모늄을 부실하게 관리한 책임을 규명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마날 압달 사마드 레바논 공보장관은 5일 "군 지도부에 질산암모늄 저장과 관여한 업무를 한 베이루트 항구의 직원 모두를 가택 연금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폭발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레바논 정부는 항구의 창고에 저장된 질산암모늄이 가열돼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지역 언론들은 폭발하기 쉬운 인화성 물질이 이렇게 대량으로 시내와 가까운 항구의 창고에 보관됐다는 사실에 경악하면서 기득권의 구조적인 부패가 근본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바논 정부의 진상 규명이 `부패 스캔들`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산 디아브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천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을 레바논의 고위 관료들은 6년 전부터 알았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5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관련 서류를 근거로 이렇게 지적하면서 "베이루트 시민들은 대폭발이 일어난 뒤에야 항구의 창고에 질산암모늄 2천750t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고위 관료들은 그렇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레바논의 고위 관료들은 6년여간 베이루트 항구의 12번 창고에 질산암모늄이 저장됐고 그 위험성도 인지했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3년 9월 베이루트 항구에 러시아 회사 소유의 배에 실린 질산암모늄이 도착했다.
조지아에서 모잠비크로 향하던 이 화물선은 기계 고장을 일으켜 베이루트 항구에 정박했으나 레바논 당국자들이 항해를 막는 바람에 선주와 선원이 배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세관 측은 2014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최소 5차례 하역한 질산암모늄을 계속 항구의 창고에 두면 위험하다면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법원에 보냈다.
세관 측은 이 공문에서 질산암모늄을 수출하든지 군이나 민간 화학 회사에 넘기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알 수 없는 이유로 지금까지 뭉갰다면서 레바논의 고위 관료들은 질산암모늄의 저장 사실과 위험성을 충분히 알았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레바논이 정파와 종파간 정쟁이 심한 터라 질산암모늄을 항구의 창고에 오랫동안 안전조처 없이 방치한 책임을 두고 정치 세력간 공방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부 서방 언론에서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실상 항구를 통제한다면서 이 질산암모늄의 관리 책임도 헤즈볼라에 있다는 데 무게를 싣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레바논에서 수년간 활동한 로버트 베어 전 CIA 요원이 5일 CNN에 "어느 조직의 소유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분명히 군사용 폭발물이다. 단순히 질산암모늄 같은 비료는 아니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헤즈볼라는 이번 폭발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즉시 선을 그었다.
레바논과 적대관계인 이스라엘 역시 폭발 사고가 나자마자 자국에 쏠리는 의혹의 시선을 차단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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