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금호 대표이사 만남 추진….협상 막판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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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09 21:46   수정 2020-08-09 22:00

현산-금호 대표이사 만남 추진….협상 막판 돌파구 될까

명분 쌓기용 마지막 협상 전망도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대면 협상을 하자는 금호산업과 채권단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인수 협상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일단 거듭된 대면 협상 요구에 부정적이던 현산이 자세를 바꿨다는 점에서 협상이 성사되면 내용에도 진전이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재계에서 나온다.
그러나 현산이 여전히 재실사를 고집하고 있고,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기존 계약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어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협상은 결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산은 9일 금호산업의 대면 협상 제의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 협상을 제안한다"고 역제안했다.
현산은 협상 일정과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은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날 현산이 낸 메시지는 지난 7일 금호산업이 "거래종결을 위한 대면 협상의 자리로 나오길 바란다"고 촉구한 데 대한 회신이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작년 12월 현산이 아시아나 인수 계약 이후 착실하게 인수 절차를 밟다가 올해 4월께부터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자 "만나서 얘기하자"며 대면 협상을 거듭 요구해왔다.
그러나 현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급기야 지난 6일에는 "대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진정성을 거론하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 것"이라며 채권단을 비난했다.
불과 사흘 만에 입장을 180도 바꿔 협상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휴가를 마친 직후 이 같은 메시지가 나왔다는 데 주목한다.
정 회장은 지난 일주일간 강원도 모처에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지내며 독서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비롯한 경영 구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의 휴가 독서 목록에 디즈니의 대규모 M&A 추진 등을 다룬 로버트 아이거의 `디즈니만이 하는 것`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휴가 이후 정 회장의 결단에 관심이 쏠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날 역제안이 정 회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라면 인수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국면에서도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것도 현산이 매각을 보다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2분기 1천1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2018년 4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끝내고 6분기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개선)를 이뤄냈다.
그동안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망설인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가 주된 이유였던 만큼 이 같은 호실적이 현산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계약을 맺은) 지난 연말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밝게 봤듯 지금의 먹구름이 걷히고 나면 항공산업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다"며 "코로나 위기라는 불확실성에 매몰되지 않고 항공산업을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산은 이날도 "인수거래를 종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며 인수 의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은 여전하다.
현산은 이날 대면 협상을 수용하면서도 "금호산업이 당사의 제안을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현산이 언급한 `당사의 제안`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다.
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작년 12월 계약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며 이를 재점검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12주간의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이 이미 현산의 재실사 주장을 "무리한 요구"라며 일축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재실사를 언급하며 대표이사 간 대면 협상에도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현산의 이날 역제안에 대해 금호산업은 "대표이사 간 대면협상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산과 금호산업은 이미 실무선에서 대면 협상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책임 있는 양사의 대표이사가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경우라면 풀리지 않을 것 같던 문제도 쉽게 풀리는 경우가 있다"며 "무엇보다도 현산의 인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협상 테이블이 마련돼도 협상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도 크다.
또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11일을 계약 이행 `데드라인`으로 보고, 12일부터 금호산업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자 현산이 시간을 벌기 위해 역제안 카드를 던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대면 협상에서 극적 타결을 이룰지, 서로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다 협상을 깰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두 대표 간 협상이 이뤄진다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건 결론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전략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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