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홀대하던 '애플'이 1,000억 풀었다, 왜?

이지효 기자

입력 2020-08-24 14:32   수정 2020-08-24 14:37



아이폰 등 단말기의 광고비와 수리비를 국내 이동통신사에게 떠넘기는 등 `갑질` 행위를 한 애플코리아가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시정안을 내놨다. 소비자를 위해 유상 수리비를 10% 할인하고,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에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을 출연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애플과 협의해 마련한 거래상 지위 남용 관련 잠정 동의의결안을 공개하고 오는 25일부터 10월 3일까지 이해관계인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그간 아이폰 등 단말기 판매 조건으로 광고비와 수리비 등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에 부담하는 계약을 맺었다. 아이폰을 통신사 돈으로 광고하고, 보증 기간 사용자가 애플이 지정한 센터에서 수리를 받으면 관련 수리비도 통신사가 부담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가 거래상 지위 남용이라고 판단하고 2018년 4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심사 보고서를 애플에 발송했다. 이후 3차례 공정위원회 전원회의 심사가 진행됐고, 애플은 자진 시정안을 마련해 지난해 6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동의의결이란 법을 위반한 사업자가 자진시정안을 내놓으면 공정위가 이를 심시하는 제조다. 타당성이 인정되면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다.



이번 잠정 동의의결안에는 ▲광고비용 분담 및 협의절차 개선 ▲보증수리 촉진비용 폐지 등 거래질서 개선방안 ▲1,000억원 규모의 사용자 후생증진 및 중소 사업자 상생지원안 등이 포함됐다.

앞으로 애플코리아는 광고비 협의와 집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거래 절차가 투명해진다는 것이지, 통신사 부담이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비율은 애플과 통신사가 협의하도록 했다. 보증 수리비를 통신사에 부담하도록 한 조항과 임의적인 계약해지 조항은 삭제하기로 했다.

또 일방적으로 정했던 최소보조금 수준을 이통사 요금할인 금액을 고려해 조정하도록 했다. 보조금을 변경할 때는 서로 협의하는 절차를 도입했다.

과거 애플은 이통사가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게 하는 방식으로 판매량을 늘렸으나, 최근에는 보조금을 적게 책정했다. 앞으로는 이통사 요금할인액만큼의 보조금이 지급되게 된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통사의 광고비 부담이 줄어드는 부분이 있겠으나 전체가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애플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간섭하던 것에서 애플과 이통사가 광고비를 상호협의하는 형태로 개선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시정안과는 별도로 아이폰 사용자와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다.

먼저 기존 아이폰 사용자에 대해 디스플레이, 배터리, 기기전체 수리 등 유상수리 비용을 10% 할인해준다. 보험상품인 애플케어 플러스에도 적용한다. 애플케어 플러스나 애플케어를 이미 구매한 아이폰 사용자가 요청하면 구매 금액의 10%를 환급해준다.

애플은 해당 사업에 250억원을 투입해 이 금액이 소진될 때까지 이어간다. 소진되려면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400억원을 들여 국내 중소기업의 스마트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R&D(연구개발) 지원센터를 설립한다. 중소기업이 스마트 공정 최신 장비와 친환경 제조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과 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인재 양성을 위해 연간 약 200명의 학생에게 9개월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디벨로퍼 아카데미` 운영에도 250억원을 투입한다. 연간 약 200명의 교육생을 선발해 9개월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 등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혁신학교, 교육 사각지대,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시설 등에 디지털 교육을 지원한다. 해당 사업에는 100억원이 투입된다.

공정위는 애플의 상생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한다는 방심이다. 송 국장은 "회계법인을 통해 자금집행 등을 전문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진시정안이 최종 통과되면 애플은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피할 수 있다.

애플은 "우리는 한국 소비자들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며 고객들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교육 분야 및 중소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여를 확대하고 미래세대 역량 강화를 지원해 한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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