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맞고 살았다" 수면제 먹여 전 남편 신체 훼손한 60대

입력 2020-08-27 13:18  


이혼한 전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신체 중요 부위 일부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여성이 결혼 후 40여년 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다며 법정에서 고개를 떨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최상수 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으로 법정에서 선 A씨(69)는 "계속 (전 남편에게) 맞고 살아서 2년 전 접근금지 신청까지 했다"며 이혼 후에도 폭력에 시달려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서울 도봉구에 있는 전 남편 B씨(70)의 집에서 수면제를 먹여 B씨를 잠들게 한 뒤 흉기로 신체 부위 일부를 절단한 혐의(특수중상해)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44년 전 B씨와 결혼한 A씨는 잦은 폭력에 시달리다 2018년 6월 황혼 이혼을 했으나, 다리 등을 수술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 B씨와 다시 왕래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전 남편 B씨는 `(피고인을) 원망하는 마음은 없고 내가 그동안 (피해자를) 홀대해온 죗값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 속죄하며 살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날 재판에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A씨는 재판이 끝나자 눈물을 보이며 재판장을 향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2일에 열린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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