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47조에 ARM 인수…삼성엔 '득될까 독될까'

이지효 기자

입력 2020-09-14 17:03   수정 2020-09-14 17:45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자회사인 영국 반도체 제조사 `ARM`을 총 400억 달러(약 47조 4,000억원)에 인수한다.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는 현지시간 13일 성명을 내고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최종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계약금으로 200억 달러를 ARM에 지급하고, 215억 달러는 엔비디아 주식, 100억 달러는 현금으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ARM 지분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번 인수 계약이 AI 시대에 엄청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정의 회장은 "엔비디아는 ARM에 있어 이상적인 파트너"라며 "오랜 기간 ARM에 투자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비디오 게임 등에서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의 선두회사다. 올해 인텔을 제치고 미국 반도체 회사 가운데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ARM은 반도체 설계도를 만들어 삼성전자나 애플, 퀄컴 등에 사용료를 받고 파는 회사다.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프로세서(AP)가 ARM 설계도를 활용한다. ARM은 서버용 반도체, AI 반도체도 설계한다. 지난해에만 ARM 설계도를 활용해 만들어진 반도체가 230억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초대형 인수합병으로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 `공룡`이 탄생했다고 분석한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도를 만드는 ARM을 인수해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가상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ARM인수가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 등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간 ARM은 반도체 설계 회사로 제조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엔비디아와 합치면 문제가 달라진다. 엔비디아와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와 퀄컴, 애플 등이 ARM의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특히 ARM의 라이선스 정책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기존의 ARM 사업 모델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수익성 확보를 위한 비용 인상이나 특정 업체에 기술 개방을 하지 않는 등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를 의식해 "ARM의 성공 기초가 된 오픈 라이선스 모델을 계속 운영할 것이다. 회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회사가 보유한 영국 회사를 미국 회사가 인수하는 것인 만큼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도 남아있다. 블룸버그는 영국과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등의 승인을 모두 받으려면 1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퀄컴은 네덜란드 NXP를 440억 달러(약 50조원)에 인수하려다 2018년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실패했다.

한편 지난 2016년 ARM을 인수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번 인수로 막대한 차익을 올렸다. 손 회장은 당시 비전펀드를 통해 총 320억 달러(약 38조원)를 주고 ARM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번 매매로 4년 만에 약 80억 달러, 9조 5,00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거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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