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띄운 12척의 배…바다는 응답할까

박승완 기자

입력 2020-10-04 10:01   수정 2020-10-04 10:12

'상트페테르부르크호' 갑판만 축구장 4개 넓이
IT기술 갖춘 '스마트 선박'…운송 경쟁력↑
"수익구조 안정시켜 채권단 관리 벗어날 것"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12연속 `만선` 기록을 세웠다. 재출항까지 합치면 15연속 만선이라는 쾌거다. HMM은 2만4천 TEU(컨테이너의 단위)급 컨테이너선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유럽을 향해 출항했다고 4일 밝혔다. 길이 400m, 폭 61m, 높이 33.2m의 `상트페테르부르크호`는 갑판이 축구장 4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세계 최대 규모다. 배재훈 HMM 사장은 "그간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경영위기에 처한 HMM을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 해운 운임, 8년 만에 `최고치`
지난 4월말부터 15번의 운항에 선적된 화물량은 약 30만TEU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EU회원국(27개국)으로 수출된 연간 물동량의 약 25% 규모다. 30만TEU의 컨테이너박스를 일렬로 나열할 경우 약 1,800km로 대한민국 제주에서 홍콩까지의 직선거리를 연결한 1,732km를 넘는 수치이다.

컨테이너선 운임료의 척도가 되는 중국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1421.75(9월 25일 기준)로 2012년 7월 중순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올해 최저치였던 지난 4월 말 818.16과 비교하면 73.8% 급등했다. 미국 서부로 가는 운임은 3,856 달러를 기록했는데 연초 1,361 달러의 세 배에 달한다.

해운 운임 고공행진의 원인으로는 글로벌 선사들의 운항 감축이 꼽힌다. 코로나19 사태에 물동량 감소를 우려한 해외 선사들이 선박 투입을 줄였지만, 실제 감소 폭이 예상을 밑돌면서 배가 모자란 상황이다. 실제로 HMM은 8월과 9월 미주 노선에 임시 선박을 투입했고, 업계에 따르면 HMM의 선박 가동률은 100%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HMM은 지난 상반기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3,552억원이 개선된 영업이익 1,36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21분기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HMM 관계자는 "2분기부터 투입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 전항차 만선을 하는 등 올해 하반기에는 더 큰 규모의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HMM 컨테이너선 선적량
● 초대형선 12척 발판→선복량 `세계 8위`
지난 5월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12척의 초대형선을 인도받은 HMM의 총 선복량은 세계 8위 수준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 6천 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추가로 넘겨받을 계획이다. HMM은 2022년까지 100만 TEU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는 옛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합친 수준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초대형선 최신 IT기술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강점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한 번에 많은 물량을 나를 수 있음은 물론, 선박의 효율이 높아 운송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상위 10개 선사들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통해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HMM 입장에선 안심이다.

지난달 23일에는 스마트십으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 최적의 상태로 운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리하기 위해 부산에 선박종합상황실(Fleet Control Center)을 오픈했다. 이 상황실은 내년에 인도받게 될 총 20척의 초대형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최적 경로 및 운항 속도 안내 등을 통해 선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운항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 `공급 확대·코로나19` 등 불안 `여전`

다만 글로벌 선사들의 자발적 공급 축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선사들이 배를 띄울수록 운임료 하락이 불가피함은 물론,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경우 과거와 같은 출혈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심해질 경우 언제든지 물동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2017년 2월 세계 7위 해운기업 한진해운이 파산한 뒤 정부는 `해운재건 5개년` 작업에 들어갔다. 처음 목표는 올해까지 원양 선복량 110만 TEU를 확보하고 매출 42조를 올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8월 이를 수정했다. 새 목표는 기존 2022년에서 3년 늦춰 2025년까지 선복량 120만 TEU 확보와 매출 51조 원 등을 달성하는 내용이다.
함부르크항에 입항하는 HMM 알헤시라스호
HMM의 장기적 목표는 채권단의 관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지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수익성 개선이 드러나지 않는 한 독립은 어려운게 현실이다. HMM이 당분간은 벌크선이나 연료선을 키우는 대신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집중하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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