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추석...자금난 中企 "상여금 지급 꿈도 못 꿔요"

입력 2020-09-30 11:00  

9월 말 고용유지지원금 특례기간도 끝...대규모 구조조정 우려


"올해 추석엔 직원들에게 명절 상여금 줄 여력도 없어 미안한 마음 뿐이에요."

서울 금천구에서 발전기 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장모(52)씨는 "자금 사정이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은 사업 시작하고 처음"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길이 모두 막힌 데다,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장씨의 업체는 올해 상반기부터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이 업체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씨는 "경영진과 직원들 모두 즐거워야 할 명절인데, 올해 추석은 유난히 분위기가 무겁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위기가 지속되면서, 올해 추석 자금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들이 부쩍 늘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중소기업 1,07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이중 67.6%가 `자금 사정 곤란`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p나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수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든 데다, 8월 들어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내수 경제까지 얼어붙어 해외 매출 하락폭을 상쇄할 수 없는 상황이기 됐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로 7월(-3.3%)에 비해 감소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대(對) 중국·미국 등 주요 수출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오히려 지난 달에 비해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중소업체들도 늘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673개 기업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를 보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59.1%에 그쳐 지난해(64.5%)보다 5.4%p 감소했다.

경기도 평택의 한 중장비 업체 직원 강주원(31)씨는 "입사 4년 차인데, 명절 상여금이 안 나온 건 이번 추석이 처음"이라면서 "그래도 직원들 모두 회사 사정을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명절 특근을 지원해 수당을 받기도 어려워졌다.

경기도 안양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김모(29)씨는 "아직 결혼 전이라 추석에 당직을 자원해 수당이라도 챙기려고 했는데, 올해는 연휴 기간 내내 공장이 이예 가동을 멈춰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또 다른 비용 부담이 중소기업들에 가중된다.

고용유지지원금의 90% 보전 특례기간이 9월 말 끝나기 때문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감원 대신 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제도다.

앞서 정부는 당초 휴업·휴직 수당의 67%를 지원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90%까지 보전해주는 특례 지원을 9월까지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추석이 지나도 경영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1.5%)과 건보료 인상(2.89%)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용유지지원금 특례 기간이 끝나면,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특례 지원기간이 종료돼 다음 달부터 다시 기존 지원 비율로 돌아온다면 지급 여력이 회복되지 않은 중소기업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고용 조정을 단행하게 된다"며 "자칫 대량실업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특례 지원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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