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에 2주' 씁쓸함 남긴 빅히트…공모주 놓쳐도 괜찮아 [부터뷰]

김종학 기자

입력 2020-10-08 16:43   수정 2020-10-08 17:09

    58조4천억원 몰린 빅히트 청약
    2030 투자자들에게 '그림의 떡'
    여의도 베테랑 증권맨 "이건 아냐"
    공모주 청약경쟁률의 '함정'


    《부티나는 인터뷰(부터뷰) - 영어 선생님으로 맨땅에서 자산가가 된 크리에이터 샤이니샘이 사회 초년생들에게 경제적인 자유를 찾기 위해 알아야 할 노하우를 톡톡 튀는 인터뷰로 정리해드립니다.》

    주식 청약 열풍이 또 한 번 투자자들을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지난 6일 마감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일반 청약에 이틀간 무려 58조 4천억 원의 돈이 몰렸습니다. 경쟁률은 606.97대 1에 달해 1억 원을 맡겨도 고작 2주를 배정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손꼽히는 거시경제 전문가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공모주 투자 열풍에 대해 "한국에 있는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라며 "어마어마한 기업들의 IPO(기업공개)가 막상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주식을 막 시작한 `주린이`들은 청약에 참여하기보다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부터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1억에 2주`…증권사만 웃을 뿐

    올해 주식시장을 상징하는 단어 중에 하나가 `영끌`입니다. 지난 7월 SK바이오팜이 공모가격의 2배에 거래를 시작해 바로 상한가를 가는 속칭 `따상`을 기록하면서 벌어진 일인데요. 이후 사흘간 상한가를 기록한 이 주식을 지켜본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통장 등 각종 대출로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아` 청약에 참여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죠. 그런데 수백 대 1의 경쟁을 뚫고 1주만 배정 받아도 이득인 것처럼 보이는 청약 열풍에 대해 김일구 상무는 왜 씁쓸하다고 평가했을까요?

    한국 주식시장 제도에서는 기업들이 상장을 하려면 투자자금을 모으기 위한 창구로 주관 증권사 서너곳을 지정해야 합니다. 김 상무는 "주관 증권사들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통해 고객을 많이 끌어올 수 있다라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른 회사가 상장할 때도 많은 투자자들을 쉽게 유치하려면 우리 증권사를 선택해달라는 마케팅이 청약 경쟁률에 작용했다"고 꼬집었습니다.

    더구나 이렇게 수십 조 원의 공모청약 `대박`이 터져도 투자규모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립니다. 일반 평범한 개인들이 유망 상장 기업에 투자하려면 배정받고자 하는 주식 수와 공모 가격을 곱해(주식 수Χ공모가격) 여기에 해당하는 금액의 50%를 청약 증거금으로 증권사에 미리 맡겨야 합니다. 그런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처럼 청약을 원하는 투자자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한다면 1주를 배정받기 위해 맡겨야 하는 금액은 수 억 원에 달할 만큼 부담이 커집니다. 더 황당한 건 증권사에 따라 경쟁률이 다르기 때문에 `영끌`로 대출을 받아도 배정받는 주식 수는 고작 몇 주에 그칠 수 있다는 겁니다.

    김 상무는 "주식시장이라고 하는 곳은 상장 주식을 발행하는 기업과 투자자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은 청약 경쟁 제도에서는 발행자(공모기업)가 굉장히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김 상무는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기업공개(IPO) 이후 단기간 가파르게 올라갔다가 조정받는 경우도 많다"며 "공모 청약으로 몇 주 받았다는 건 주위 사람들과 대화거리로 삼을 땐 재미있겠지만, 기업의 화제성에 비해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 "가장 위험한 투자자는 잃어본 적 없는 사람들"

    올해 주식시장에는 20대부터 40대의 투자 인구가 폭발적으로 유입됐습니다. 김일구 상무의 말을 빌리자면 과거 20년 동안 전혀 주식을 경험해보지 않은 투자자들이죠. 한편으로 가장 위험에 많이 노출된 투자자들이기도 합니다.

    김 상무는 "가장 용감한 투자자는 한 번도 잃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라며 "신용대출 등 레버리지까지 동원해 강하게 상승하는 시장에 참여한 이들 투자자들은 짧게 수익을 내기도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버텨내지 못한다"고 우려합니다.

    왜 그럴까요? 거칠게 비유하자면 주식투자에서 데이터와 실적을 따지는 건 30%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는 심리에 좌우되기 때문이라는데요. 김 상무는 "주식 투자는 결국 심리전"이라며 "빌려서 갚아야 할 돈이라면 주가 하락을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바로 수 많은 투자의 거장들이 귀가 닳도록 말하는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증시 호황기라고 해도 2030 초보 투자자들의 자금 여력을 감안하면 살 수 있는 주식의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김 상무의 조언대로 `큰손`들과의 심리전을 견뎌낼 `여유`부터 찾아야 부자 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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