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김정은 눈물 연설 긍정 평가…"신형 ICBM은 우려"

입력 2020-10-11 20:16  



정부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을 통해 남북대화 복원 의지를 피력하고 미국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려 수위를 조절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메시지와 별개로 지난달 발생한 서해상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북한도 공동조사 요구에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부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신무기를 대거 공개한 데 대해선 우려를 표명하며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약 30분가량의 연설 중 남측에 대한 유일한 언급이었지만, 최고지도자가 전체 주민들 앞에서 대화복원 의지를 공표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을 이유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데 이어 주민들이 보는 관영매체에서도 주민들을 동원한 대남 항의시위를 여는 등 내부적으로 남측을 적대시하는 여론을 조성했다.
이후 지난달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사과했지만, 사과는 물론 소강 국면에서 남북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 등은 내부에 일절 보도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향후 다시 남북 간 대화에 나서기 위한 명분을 내부적으로도 조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직접 비난하는 발언이 없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 후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며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한발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남북 간 대화 복원이 이뤄지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코로나19를 포함해 인도·보건의료 분야에서부터 상호 협력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과 동북아방역보건협력체 구상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최신 미사일 기술을 비롯해 새 기술이 집약된 다양한 신무기를 과시한 데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공개한 무기 분석에 착수했다.
전날 북한이 공개한 신형 ICBM은 길이와 직경이 커진 것으로 미뤄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탄두부에 핵탄두 2~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 미사일`(MIRV)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처음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4A`도 직경이 굵어졌고, 역시 다탄두 탑재 가능 형태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시험발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 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북한이 장기 제재와 코로나19, 각종 재해 속에서도 꾸준히 군사력을 키워왔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북한은 전략무기 외에 4~6연장 등 3종의 초대형 방사포, 전차포 및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신형 전차 등 급격히 현대화된 재래식 무기도 열병식을 통해 대거 과시했다.
이 가운데 초대형 방사포는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사거리를 갖췄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을 계속 분석하고, 이에 대비한 우리의 방어 능력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다만 김 위원장이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데 대해선 "주목한다"며 "9·19 군사합의의 완전한 이행 등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에 호응할 것을 요구한다"고 입장을 냈다.
북한이 내달 미 대선 등을 고려해 전반적으로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지난달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이 아직 `미해결` 상황인 점을 고려해 정부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남한의 대북여론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상황에서, 국민적 공감대와 지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임기 말에 접어든 현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에 추진력을 얻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은 공동조사 요구에 호응하지 않고 있으며, 도리어 `수색 시 영해를 침범하지 말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와 통일부, 국방부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일제히 이 문제를 언급한 것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NSC 상임위원들은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이 조기에 규명될 수 있도록 남측의 제안에 북측이 전향적으로 호응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국방부도 "군사 통신선 복구와 재가동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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