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4류, 기업은 2류" 발언에 곤욕 치른 삼성 [이건희 별세]

박승완 기자

입력 2020-10-25 14:56  

1995년 4월 中 특파원 오찬서
청와대, 美 수행 명단서 이 회장 삭제
반도체 투자에도 '몽니'…사과후에야 허가

"행정력은 3류급, 정치력은 4류급, 기업경쟁력은 2류급으로 보면 될 것"

25일 고인이 된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5년 4월 베이징에서 한 발언이다.

중국 특파원들과의 오찬 자리에 참석한 이 회장은 "정부는 행정 규제가 많이 완화됐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 정권 들어서고 나서도 크게 완화된 게 없다"라고 꼬집었다.

당시는 김영삼(YS) 정부 시절로 삼성이 일본 닛산 자동차와 기술 제휴를 맺고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 때였다.

이 회장은 오찬에서 "삼성자동차 허가는 부산 시민들 반발 때문에 내준 것일 뿐, 삼성의 크기나 위치로 보아 더 이상 한국에서 사업하다가는 소리가 나서 어렵겠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국내에 전해지며 일파만파 퍼지자 청와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YS가 현대, 대우, 쌍용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삼성의 자동차 진출을 허락했음에도 이 회장이 정부를 비판한다는 지적이었다.

삼성으로선 정부가 사업을 허가하면서 달아놓은 인력 채용 상의 규제로 기술진을 구하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었지만 청와대는 말 그대로 `괘씸죄`로 여겼다.

청와대는 방미 수행 기업인 명단에서 이 회장의 이름을 뺐고, 민정수석실이 나서 각 정부 부처에 삼성 관련 사업을 전면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려는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투자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기도 했다.

정권과의 관계가 삼성의 반도체 사업까지 악영향을 미치자 이 회장이 직접 YS를 찾아 사과했고, 그제야 반도체 공장 승인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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