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방식으로 미래 관리 못해"…마윈, 中 당국 겨냥 작심발언

입력 2020-10-27 11:12  


중국 최고 부호인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당국의 보수적 체질을 강력히 비판했다.
과거에도 마윈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에 일부 불만을 표출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지배하는 거대 핀테크 회사 앤트그룹 상장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전례 없는 강도로 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큰 파장이 일었다.
27일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마윈은 지난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좋은 혁신가들은 감독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며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해나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마윈은 특히 당국이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혁신에는 항상 위험이 따르고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혁신이란 존재할 수 없다"며 "가장 큰 위험은 위험을 `제로`(0)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윈은 이어 현재 금융 감독 당국의 업무 범위 안에서는 위험 요인이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전체 경제에는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고, 전체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는 위험 또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의 시합은 혁신의 시합이어야지 감독 당국의 (규제) 기능 경연 시합이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마윈은 현재 중국의 금융 시스템의 문제를 건전성 문제가 아니라 금융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기능의 부재`라고 규정했다.
그는 대형 국유 은행들이 충분한 담보가 있어야만 대출을 해주는 `전당포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큰 강물과 같은 은행 외에도 앤트그룹처럼 빅데이터 등 기술이 주도하는 연못, 시냇물과 같은 새로운 금융 채널이 함께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적인 은행 건전성 규제 시스템인 `바젤`을 `노인 클럽`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이는 늙은 은행 시스템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서 아직 젊은 중국 금융 시스템에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마윈의 발언은 당국이 전통적 금융업과는 차별화된 앤트그룹과 같은 새로운 금융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열어줘야 한다는 쪽에 맞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차이신은 "(금융) 비전문가를 자청하는 마윈은 불합리함이 존재할 수도 있는 감독 업무에 창끝을 직접 겨눴고, 이는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와이탄금융서밋에는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중국의 국가급 지도자와 금융 최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에서 마윈이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장소에서 대담한 발언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 위험 방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집권 이후 일관된 최우선 경제 정책 기조 중 하나다.
시 주석의 왼팔로 불리는 왕 부주석도 와이탄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안전성, 유동성, 효율성이라는 3대 금융업의 원칙 중 안전은 영원히 가장 앞자리에 있어야 한다"며 중국이 계속해 금융 위험 방지를 정책의 최우선 자리에 두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는데 바로 그자리에서 마윈이 이에 도전하는 발언을 한 셈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은 회사 설립 20주년이 된 작년 9월 회장 자리에서 내려온 뒤 활발한 공익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알리바바를 포함한 그룹 전체에 미치는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큰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알리바바의 알짜배기 핀테그 계열사로 현재 상장 절차가 진행 중인 앤트그룹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앤트그룹의 상하이·홍콩 동시 상장을 계기로 마윈의 재산은 716억 달러(약 81조원)로 늘어 중국 최고 부호 자리를 굳힘과 동시에 세계 부자 순위 11번째로 올라설 예정이다.
마윈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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