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들도 뛴다…대선레이스 점화에 막오른 '내조전쟁'

입력 2017-01-25 09:00   수정 2017-01-25 09:26

배우자들도 뛴다…대선레이스 점화에 막오른 '내조전쟁'

남편 대신 전국 다니며 '민심잡기'…건강관리하며 '그림자 내조'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배영경 김동호 서혜림 박수윤 이슬기 기자 =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들의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내조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뒤에서 조용히 뒷바라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배우자들의 내조가 각양각색의 면면을 보인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주자들을 대신해 지역을 구석구석 다니며 소통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동지형' 또는 '가교형'과 남편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대언론 활동을 자청하는 '대변인형'도 등장하고 있다.

물론 살인적 일정을 시달라는 남편의 건강을 챙기며 묵묵히 지원하는 '그림자 내조형'이 여전히 주종을 이룬다.

◇ 전국을 누비는 배우자들…인터뷰도 마다 안해 =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아내인 김정숙씨는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매주 빠지지 않고 1박2일로 광주를 찾아 지역인사들과 만났다.

매 방문때마다 호텔 대신 허달재 의재미술관장이 운영하는 '춘설헌'에서 묵고, 대중목욕탕을 다니면서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후문이다. 또한 여성계, 문화계, 종교계 인사 등과 티타임도 가지면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호남에서 '반문(반문재인)정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문 전 대표와 호남민 사이의 '소통창구'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설 연휴 이후에 광주 등 호남 지역뿐 아니라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아내인 민주원씨는 언론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응하겠다는 적극적인 입장이다. 지난 22일 안 지사의 대선출마 선언 행사에 참석해서 "남편이 왕자병인 것 같다"는 '디스'로 웃음을 자아내는 등 화통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여성 월간지와 인터뷰를 한 민씨는 앞으로도 기회를 피하지 않고, 언론과의 소통을 통해 남편의 '매력 전도사'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도정을 병행해야 하는 남편을 대신해 시간의 제약 때문에 미처 발길이 닿지 못한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주민들과 만나는 일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안 지사 측 관계자들은 전했다.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부인인 설난영씨도 노동운동을 함께 하면서 쌓아온 '동지애'를 발휘해 적극적인 내조를 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전남 순천에 남편을 적극 홍보, 여고동창모임·호남향우회 등에도 꼬박꼬박 참석해 정치인 남편의 '인기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 "건강관리는 나의 몫"…조용한 내조형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부인인 유순택 여사는 조용하고 차분한 '그림자 내조'를 하고 있다.

실제로 유 여사가 반 전 총장과 함께 대외 일정을 소화한 경우는 지난 12일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의 기자회견과 이튿날 동작 현충원 참배와 고향 방문 일정 등 제한적이었다.

대신 남편의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 전 총장 캠프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여사는 반 전 총장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나오더라도 집에서는 반 전 총장이 언급하기 전에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면서 "무엇보다 반 전 총장의 마음이 편안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부인 오선혜 여사도 외부활동에 나서는 일이 거의 없다. 유 의원 스스로 가족을 동원해 유세에 나서는 것을 상당히 꺼리기 때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오 여사는 겉으로 드러나는 외부활동 대신 정치현안에 대해 조언하고 주변 여론을 전달하는 '그림자 내조'에 충실한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 역시 '조용한 내조' 콘셉트로 낮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딸 설희 씨와 함께 촛불집회에 연달아 참석했다. 지난 8일에는 친정인 전남 여수에서 마라톤대회에 출전했고, 17일에는 안 전 대표와 함께 화재 피해를 본 여수수산시장을 방문했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김 교수는 안 전 대표가 2012년 정치를 시작한 이후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돕고있다"며 "지역구인 노원구 상계동 복지관에서 수시로 봉사활동을 하되 화려하게 축사한다거나 사진을 찍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씨는 조용히 이 시장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전남 진도의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또 지난 15일 광주에서 열린 '손가락 혁명군 출정식', 23일 성남의 시계공장에서 열린 대선 출마행사에도 이 시장과 함께 했다.

같은 당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씨는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지만 지난 19일에는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사랑의 떡국 나누기'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조용히 활동하고 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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