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사건후 행적 감춘 한솔·솔희 남매 어디있나

입력 2017-03-03 21:58  

김정남 암살사건후 행적 감춘 한솔·솔희 남매 어디있나

"중국 당국, 김정남 가족 보호하며 中이탈 차단했을 듯"

(마카오=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에서 'VX'로 암살당한 이후 마카오에 있는 한솔·솔희 남매의 행방도 묘연하다.

북한이 김정남의 여권상 '김 철'이라는 가명을 빌미 삼아, 문제의 사망자는 김정남과는 다른 인물인 김철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한솔·솔희 남매의 친자확인만이 공식적인 시신 확인 방법이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들의 행방이 국제적인 관심사였으나 3일 현재까지도 오리무중이다.

사건 초기 한솔·솔희 남매의 어머니이자 김정남의 둘째 부인인 이혜경씨가 시신을 인도받겠다고 중국 당국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이후로는 그런 얘기마저도 뚝 끊겼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해온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미 평양으로 도주한 북한 국적자 4명이 각각 2개조 나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을 포섭해 말레이로 데려와 맹독성 신경가스제 VX를 이용해 김정남 암살을 실행시킨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으며, 시신 확인 차원에서 한솔·솔희 남매를 접촉하려고 노력해왔다.

말레이 정부는 애초 김정남 가족에게 2주간 시신을 확인할 시간을 주겠다며 가족의 말레이 방문을 촉구했다.

이후 말레이 언론 매체 등 외신은 김한솔(22)이 DNA 검사를 위해 말레이를 방문했다는 보도가 여러차례 나왔으나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기자가 지난달 중순부터 거의 매일 마카오국제공항에서 말레이시아행 에어아시아 AK8321편의 체크인이 시작되는 오후 1시부터 출발 시각인 3시 50분까지 지켜봤으나, 한솔·솔희 남매가 출국하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공항 입국장과 출국장의 경비를 담당하는 마카오보안유한공사(SEMAC) 직원들과 공항 경찰관들도 김정남 사건 이후 그 가족의 출현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전하고 있다.

아울러 김한솔 가족이 최근까지 거주한 것으로 현지 매체에 보도된 마카오반도의 아파트와 김정남이 마카오 정착 초기 거주한 콜로안 섬 빌라 등에서도 특별한 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 김솔희 역시 이전에 재학했던 국제학교 연국(聯國)학교(School of The Nations)와 최근 전학한 마카오 성공회 국제학교 등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전과 마찬가지로 중국 당국이 김정남의 마카오 가족을 별도 장소에서 보호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인구 60만 명인 마카오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적용되고 있으나, 중국의 공권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다.

한국·일본·미국 등 정보당국에서도 김정남 가족에 대한 중국의 보호를 확신하고 있어 보인다.

마카오 언론은 마카오아시아위성TV(MAS TV·澳亞衛視)가 지난달 15일 이혜경씨와 김정남의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서영라씨의 거처 등을 보도했으나 이후 영상이 삭제됐다. 이를 두고도 중국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교민은 지난달 중순 이후 경찰 경비가 강화된 타이파섬 해양화원(海洋花園) 주거단지의 서영라씨 거처에 김정남 가족이 거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도 이 아파트 앞에는 경찰관들이 2인 1조를 이뤄 경비를 서고 있었으며 아파트 내 경비원들도 통행자에 대한 확인을 다른 아파트에 비해 꼼꼼히 하고 있다.

현지 경찰관은 아파트에 북한 여성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상부 지시에 따라 지난달 중순 아파트 부근 순찰을 개시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순찰 목적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부 경찰관은 최근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여권과 기자증을 검사한 뒤 사진 삭제를 요구했으며 여권을 지참하지 않은 일부 기자를 경찰서로 연행됐다가 한 두시간 동안 조사한 뒤 풀어주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마카오 사법경찰국은 연합뉴스에 보안사가 지난 15일 현행법에 따라 마카오 주민과 여행객 등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 외에 추가로 제공할 정보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김정남 사건이 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인 데다 북한 등 여타 세력이 김정남 가족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보고 그들의 중국 영토 이탈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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