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령이미지·중국인 이야기

입력 2017-03-08 17:31  

[신간] 유령이미지·중국인 이야기

위대한 탐험의 숨은 영웅, 톰 크린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유령 이미지 = 프랑스의 사진가이자 작가였던 에르베 기베르(1955-1991)가 사진을 주제로 쓴 에세이집.

미셸 푸코의 동성 연인으로도 유명했던 기베르는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감동의 추억을 희미하게 하며 사진은 마술이나 눈속임보다 더한 '시간을 멈추는' 기계라고 해석한다.

그런 관점에서 찍히지 않은 사진들, 즉 '유령이미지'에 주목하며 글로써 이미지를 현상하고 인화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사진평론가 김현호씨는 해설에서 롤랑 바르트가 사진의 본질에 대해 쓴 '밝은 방'(1980)에 화답하는 책이라고 평했다.

어머니의 사진, 포르노 사진, 가족사진 등 바르트가 선택한 소재에 대해 다시 쓰면서 바르트보다 한 발 더 나아가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어린 시절의 어머니를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그것을 이해하려 하는 바르트와는 달리, 기베르는 사진이 주는 기쁨과 슬픔마저도 믿지 않는다"면서 "이 책은 사진 이미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이론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진을 통해 보는 욕망의 해부학실습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마. 안보옥 옮김. 236쪽. 1만5천원.

▲ 중국인 이야기 = '샤오리'라는 인물의 성장기를 통해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60여년간 중국 현대사를 그린 만화.

작가 리쿤우(李昆武)는 윈난(雲南)성의 신문인 운남일보에서 삽화가로 일했으며 중국의 잡지들에 만화를 연재한 선전화가이자 공산당원이다. 베이징 도서전에서 중국과 만화에 관심이 있었던 프랑스 작가 필리프 오티에를 만나 공동작업을 했다.

작가 자신이기도 한 주인공 샤오리의 관점에서 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현대사를 그린다.

그러나 공산당과 국가의 선전업무를 해온 작가인 만큼 '톈안먼(天安門) 사건' 처럼 민감한 소재는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며 다루지 않았다.

아름드리미디어. 한선예 옮김. 744쪽. 2만2천원.

▲ 위대한 탐험의 영웅, 톰 크린 = 남극점 정복의 역사를 말할 때 사람들은 로알 아문센과 로버트 스콧, 남극점 정복에는 실패했지만 조난 뒤에 극적으로 생환해 유명해진 어니스트 새클턴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영국 작가인 저자 마이클 스미스는 이들 탐험에 함께 했던 탐험대원 톰 크린에 주목한다.

크린은 스콧의 두 차례 남극 탐험과 새클턴 탐험대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새클턴 탐험대가 탄 인듀어런스호가 6개월동안 남극 유빙에 갇혀있을 당시 새클턴은 고래잡이 전진기지가 있는 사우스조지아섬으로 가 구조대를 불러왔다. 크린은 당시 크린은 마지막까지 새클턴과 함께 했던 탐험대원 2명 중 한 명이다. 세 사람은 장비도 거의 없이 갑판도 없는 배를 타고 남극해를 1천300km 횡단했으며 사우스조지아섬 내륙의 빙판과 눈길 64km를 맨발로 36시간 걸었다.

남극대륙 빅토리아 랜드에는 그의 이름을 딴 '크린 산'이, 사우스조지아섬에는 '크린 빙하'가 남아 있다.

저자는 크린의 이름이 다른 탐험가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 자신이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았고 20세기초 영국 귀족사회에서 크린이 가난한 평민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혜로울자유. 서영조 옮김. 447쪽. 1만6천500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