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신작개봉 후 90일 원칙에서 대폭 후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콧대 높던 할리우드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 입맛을 들인 관객을 위해 고집을 꺾을 전망이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사와 극장들이 개봉 후 45일 안에 프리미엄 주문형 비디오(VOD)를 배포하는 방안을 최종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프리미엄 VOD가 배포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언제부터 어떤 조건으로 풀리게 될지 정도만 미지수로 남아있다.
일부 제작사는 개봉 후 당장 열흘 뒤에는 VOD를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17일, 혹은 30∼45일을 주장하는 제작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27∼30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시네마컨벤션에서 업계 관계자들이 만나 이 문제를 광범위하게 논의할 전망이다.
WSJ은 올해 연말이면 영화사들이 개봉 후 몇 주 지나지 않아 30∼50달러 선에 프리미엄 VOD를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5일 안에 VOD를 내놓는 것은 최신 영화를 영화관이 아닌 곳에서 볼 때까지 최소 90일은 걸리는 현재 관행과 비교할 때 파격적인 방안이다.
현재는 통상 영화가 극장에 걸린 후 최소 90일 이후에야 디지털 버전을 판매하고 그로부터 2주 뒤에 블루레이·DVD·VOD를 판매한다.
또 4주 후에는 DVD를 대여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개봉일로부터 7∼10달 뒤에나 HBO, 넷플릭스 등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이는 신작영화를 너무 빨리 가정용으로 풀게 될 경우 영화관에 관객이 오지 않을 수 있기에 업계 내에서 정해둔 관행이었다.
하지만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의 성장으로 기존 영화 제작사와 영화관이 궁지에 몰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넷플릭스는 윌 스미스, 브래드 피트 등 거물급 배우들 이름을 내걸고 자체 영화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를 곧바로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신작영화를 집에서 클릭 한 번으로 재생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해진 상태다.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의 모션 픽처 부문 사장을 지낸 더그 벨그라드는 "주요 제작사와 영화사들은 소비자의 욕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라며 "이들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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