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시신 넘겨받은 北 당국, 흔적 지우기 나설 듯

입력 2017-03-30 21:55   수정 2017-03-30 22:33

김정남 시신 넘겨받은 北 당국, 흔적 지우기 나설 듯

별다른 장례 절차 없이 처리될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김정남의 시신을 넘겨받은 북한 당국은 김정남의 흔적을 철저하게 지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30일 북한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이 평양에 도착하는 대로 일반 주민들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된 '제3의 장소'에서 극소수의 정부기관 요원들에게 처리토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남 존재와 암살 사건은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존재"라면서 "(시신) 인도 사실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최소한의 절차를 거쳐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이날 북한과의 공동성명에서 "시신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있는 사망자의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데 동의하였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하지만, 현재 북한에는 김정남의 직계 가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들인 김한솔을 비롯한 유가족들은 현재 체류 중인 국가가 어디인지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굳이 가족을 찾자면 이복동생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가장 가까운 혈육이겠지만, 김 위원장이 철저하게 비밀로 묻어둬야 할 이복형 김정남의 '가족' 역할을 자임하고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다.

따라서 죽어서야 고국 땅을 밟게 된 김정남의 시신은 제대로 된 장례 절차도 없이 묘비 없는 무덤에 쓸쓸하게 묻힐 것으로 관측된다.

시신의 은밀한 처리와 함께 북한 당국은 국가보위성 주도로 김정남 관련 소문을 차단하고 외부정보가 북한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과의 접경지역 등을 중심으로 김정남 관련 입소문이 흘러드는 것을 이중, 삼중으로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소식을 접한 주민들을 찾아내 격리하는 조치도 강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 근무를 마치고 최근 입국한 외교관과 무역일꾼, 근로자 등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해 입단속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남 암살 소식이 북한으로 들어가면서 그가 김정일의 장남, 김정은의 이복형이라는 복잡한 가정사까지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해 주민들이 놀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당국은 또 김정남이 거주했던 평양시내 85호 관저(동평양 관저)와 15호 관저(중성동 소재) 등에 대해 점검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성동 관저의 경우 김정남이 살던 시절 8백평에서 2천평으로 증축하고, 3백평 규모의 김정남 전용 오락실을 설치하는 등 김정남의 사연이 고스란히 배어있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정남의 유가족들이 (늦게라도) 유해 인도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지만, 정치적 선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응하지 않을 것 "이라며 "김정남은 북한에 돌아가서도 '잊혀진 존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h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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