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고은의 참새방앗간] 스타의 만취본색 유감

입력 2017-04-21 09:19   수정 2017-04-21 09:42

[윤고은의 참새방앗간] 스타의 만취본색 유감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최근 베를린영화제 수상에 이어 칸영화제 진출 소식을 전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는 유독 음주 장면이 많다.

크고 작은 술자리가 비중있게 그려지는데, 여기서 핵심은 배우들이 실제로 술을 마신다는 점이다. '덕분'에 홍 감독의 영화 속 음주 장면은 꽤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다.

우는 연기와 함께 술 취한 연기는 배우의 연기력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분야다. 적당히 시늉을 하거나, 요란하게 액션을 하면 될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 얄팍하게 연기했다가는 '가짜' 티가 단박에 나 감정이입을 해친다.

반대로 우는 연기 잘하고, 술 취한 연기 잘하는 배우를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술 취한 연기를 잘해냈다면 더욱 멋지다.

좋은 것은 딱 여기까지. 술 취한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술에 취해 주정하고 사고를 치는 스타를 보는 것은 그저 불쾌한 일일 뿐이다.

스타들의 음주사고가 잇따른다.

만취한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도로 한복판에서 잠이 들어버리질 않나, 술이 덜 깬 상태로 기자 간담회에 나와서는 적반하장 무례함으로 일관하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다.

12년 전에는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어요"라는 희대의 변명이 탄생하더니, 이번에는 "차를 버리고 도망은 갔지만 술은 안 마셨다"는 눈물 어린 진술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져 안줏거리가 되고 있다.

'취중진담'이라는 노래는 변함없이 마음을 적시고, 술 한잔에 위로를 받는다는 고백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음주가 정상 참작이 되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동승자도 상황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음주사고에 대한 처벌이 더욱 엄격해지는 추세다.

그런데 연예계에서는 여전히 관용이 베풀어지는 듯하다. 예술을 한다는 미명 아래, 스타라는 이름 아래 정상 참작을 해달라는 읍소가 이어진다. 연예인에게만 유독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듯 너그러운 분위기이니 음주사고를 치고도 별반 자숙의 시간 없이 다시 방송과 영화에 출연하고, 음반도 내고 팬미팅도 한다. 음주운전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연예인을 다시 복귀시키라는 요구마저 빗발친다. 일벌백계, 반면교사는커녕 음주사고에 오히려 무감해질 지경이다.

스타도 사람이다. 술 먹다가 병을 깨기도 하고, 술에 취해 '실례'도, '실수'도 한다. 그러나 낭만은 사석에서 찾아야한다. 사석의 울타리 밖으로 오물을 튀지 않는 선에서 끝내면 오케이다.

'장발장 범죄'도 아니고 수천만~수억원의 출연료를 받는 스타가 공식 석상에서, 도로 한가운데서 벌인 음주사고를 이해해줘야 할 이유는 없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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