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보다 더 치열했던 선거운동…부창부수 '내조의 여왕들'

입력 2017-05-07 21:00  

후보보다 더 치열했던 선거운동…부창부수 '내조의 여왕들'

文 부인 김정숙 '호남특보'로 구슬땀…洪부인 이순삼씨 '전통시장' 누벼

安 부인 '여수의딸' 호남 표심 담당…劉 '외유내강형 내조유세'

沈 이승배씨 '남편' 쓰인 재킷입고 '조용한 외조'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홍지인 정아란 김동호 류미나 기자 = '5·9 장미대선'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각 당 후보(기호순) 배우자들의 뜨거웠던 '내조 경쟁'도8일로 막을 내리게 됐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도록 강행군을 펼치는 남편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 본인들이 직접 거리의 전사로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는 '호남특보'라는 통칭으로 불릴 정도로 텃밭 호남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끌어모은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참여정부 '호남 홀대론' 등으로 문 후보에게 거리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 김씨가 대신 친밀한 스킨십으로 텃밭민심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대선을 이틀 앞둔 7일도 김씨는 광주·전남을 찾아 지역 경로잔치와 어버이날 기념식을 찾는 등 '내조'에 힘을 쏟았다.

우선 김씨는 오전 9시 30분 전남 함평공영터미널을 찾아 황금연휴를 맞아 이곳을 찾은 방문객과 지역 주민 등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으며, 이후 함평 어버이날 기념식, 봉황면 경로잔치에 참석했다.

오후에는 광주 무등산 입구 사찰음식 전문점에서 주민들과 식사를 함께 했으며, 보성군 한국차박물관에서 열리는 2017 보성다향대축제에도 방문했다.

당내 경선에서 경쟁을 했던 다른 주자들의 부인과도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씨와는 호남에서 급식 봉사를 했으며,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까지 합세해 3명이서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7년 건강서울 페스티벌'을 찾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정숙씨, 김혜경씨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사모 합창단'을 구성해 국회에서 열린 '1천인 전국경로당회장단,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 행사에 참석해 공연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김씨는 8일 피날레인 광화문 광장 유세에 함께 참석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아내 이순삼씨는 '더 깊숙이 더 촘촘히'라는 기조 아래 민생현장을 누비며 적극 한 표를 호소했다.

홍 후보와 마찬가지로 이씨도 본선 레이스 동안 전통시장을 주로 찾았다. 대구 서문 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속초 중앙시장 등 전국 주요 전통시장을 방문하면서 바닥 민심을 훑었다.

서문시장에서는 "남편 고향, 시댁 어르신들이 힘을 주시니 그 힘을 받아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고령층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공략했고, 부산에서는 "이미 부산도 홍준표 쪽으로 바람이 부는 것 같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이씨는 홍 후보가 일정상 찾지 못하는 곳을 대신 메우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이날 오전에도 거제에서 유세에 나선 홍 후보를 대신해 강원도 강릉 산불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펼쳤다.

이씨는 유세에서나 TV 찬조연설 등을 통해 "남편이 말을 세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꼭 해야 할 말을 했을 뿐", "집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착한 남자"라고 말하면서 홍 후보의 강성·성차별적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도 힘을 쏟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도 안 후보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구석구석 훑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했고, 이어 불광역과 연신내역 등 서울 시내 요지를 찾아다니며 안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또 고양 국제꽃박람회를 찾아 인사를 하고 곧이어 일산에서도 유세를 하는 등 '뚜벅이 유세'에 나선 남편 못지않은 강행군을 연일 펼치고 있다.

영남 출신의 안 후보와 달리 김 교수는 여수 출신이라 호남 표심을 담당하고 있다. 안 후보는 종종 자신을 '호남의 사위'로 부른다.

또 여야를 막론하고 남성 대선주자의 배우자 가운데 유일한 '직장여성'이라는 점에서 양성평등 이미지도 보완해주고 있다. 안 후보는 "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집에서 해 보지 못한 말이 '밥 줘'다. 먼저 퇴근하는 사람이 밥을 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왔다.

안 후보는 딸 설희 씨의 지원도 받고 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 과정 중인 설희 씨는 지난해 말 휴학을 결심, 귀 뒤 귀국해 아버지의 선거를 돕고 있다.

설희씨는 주로 김 교수의 일정에 동행하면서 소외계층 봉사활동을 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후보의 아내 오선혜씨의 유세는 남편인 유 후보의 방식과 똑 닮아있다.

인위적인 동원이나 대규모 행사는 지양하되 시민 속으로 들어가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고, 지지를 호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조용하지만 힘 있는 '외유내강형 내조유세'라고 선대위 관계자는 표현했다.

유 후보와 마찬가지로 오씨의 일정 또한 대부분이 '거리 인사'로 채워져 있다.

지난 한 주 간의 주요 일정을 보면 4월 29일 월요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와 종로구 대학로를 시작으로 같은달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와 서울 종로구 청계천 광장, 5월 1일 서울 서초구 청계산 입구와 과천 서울랜드, 2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5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등을 오가며 거리인사를 펼쳐왔다.

오씨 일정의 또다른 한 축은 어르신과 어린이를 위한 사회복지 관련 시설 방문인데, 특히 남다른 노래실력으로 어르신들의 흥을 돋우는 '트로트 내조'로 유명하다. 지난 4일 서울 양천구 신월어르신복지센터를 방문해서는 가수 장윤정의 '첫사랑'을 불러 박수를 받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의 든든한 후원자는 남편인 이승배씨다.

이씨는 정의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에 '남편'이라고 적힌 재킷을 입고서는 "5번 심상정"을 외치고 다니며 '외조의 왕'을 자임했다.

그는 이날 심 후보의 충남 천안시 유세에 동행하는 등 심 후보 일정에 종종 함께하며 연설을 하기도 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씨는 전날에는 심 후보의 서울 강남역 유세 현장에서 아들 이우균씨의 연설을 지켜보기도 했다.

다만 이씨는 유세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캠프 일정과 별도로 독자적인 움직임을 통해 심 후보를 돕는 편이다.

이씨는 전날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열린 효잔치 행사에서는 이씨가 심 후보 대신 참석하기도 했다.

4일에는 전북 정읍과 부안·김제, 5일에는 전남 목포와 광주, 전북 전주, 충북 청주 등을 심 후보가 가지 못하는 곳을 누비며 유세를 했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이씨는 캠프와는 따로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 조용히 심 후보를 백업하고 있고, 집에서 가족으로서도 심 후보를 든든히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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