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클론 "32년 절친…호흡은 아이돌 칼군무 뒤지지않죠"②

입력 2017-06-11 11:20   수정 2017-06-11 11:40

'20주년' 클론 "32년 절친…호흡은 아이돌 칼군무 뒤지지않죠"②

12년 만에 컴백…"'꿍따리 샤바라' 만난 것은 행운"

강원래 "아들 덕에 다시 태어나"·구준엽 "EDM에 빠져 결혼 시기 놓쳐"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밥밥 디라라 다리라 리리라라~'('난' 중)

1990년대 남성듀오 클론(강원래·구준엽, 이상 48)의 노래는 전주 멜로디 한두 소절에도 '흥'이 절로 돋았다.

선글라스를 낀 강원래, 민머리에 근육질 몸매를 뽐낸 구준엽이 발을 쿵쿵 구르며 춤을 추는 모습은 '몸치'도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우리만큼 대한민국에서 호흡 잘 맞는 친구는 없을걸요."

1996년 데뷔해 지난해 20주년을 맞은 남성 댄스듀오 클론이 찰떡 호흡을 자랑한 것은 춤을 공통분모로 만난 32년 지기 친구들이어서다. 이들은 1985년 경기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냈다.

2000년 강원래가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며 인기 절정에서 활동이 중단됐지만, 팀이 유지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2005년 5집 이후 12년 만에 20주년을 기념한 새 앨범 '위 아'(WE ARE)로 컴백하는 클론과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첫 만남은 언제였나.

▲ 우리 반에 (강) 원래 동네에 사는 애가 있었다. 자기 동네에 춤 잘 추는 친구가 있다고 해서 따라가 보니 한 친구가 아이들을 모아놓고 춤을 추고 있었다.(구준엽, 이하 구)

▲ 더욱 친해진 건 나의 친형 덕이다. 형도 춤을 췄는데 트렌드를 빨리 받아들여 같이 형을 흉내 내다보니 급격히 친해졌다. 우린 좋아하는 코드가 같았다. 마이클 잭슨, MC 해머, 재닛 잭슨 등의 춤을 따라 췄고 좋아하고 할 줄 아는 것만 했다. 또 고3 때는 같은 반이기도 했다. 내가 준엽이에게 술 등 안 좋은 것은 다 가르친 것 같다. 하하. 준엽이는 모범생 기질이 있었다.(강원래, 이하 강)

-- 클론으로 데뷔하기 전 '현진영과 와와'의 '와와'로 활동한 계기는.

▲ 디스코 경연이 있었는데 당시 현진영이 있던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형이 같이 해보자고 했다. 우리를 좋게 보고서 진영이와 팀을 만든 것이다. 진영이와는 재미있었던 기억도 있고 싸우기도 했다. 하하.(강)

-- 클론으로 활동하면서 금이 간 적은 없었나.

▲ 원래가 사고 나기 전에는 물론 싸우기도 하고, 안 좋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우린 철저하리만큼 서로를 아니 틈이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둘이서 만났을 때 '좋네' 하면 신이 나는 것이지 누가 돈을 더 버는지 별로 생각 안했다.(강, 구)


-- 김창환 프로듀서와 데뷔부터 이번 앨범까지 줄곧 함께 했는데.

▲ 창환이 형이 우리를 이끌어주고 우리가 따라가는 것도 좋다. 한때는 둘이 우리 때문에 잘 됐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만약 창환이 형이 작곡한 데뷔곡 '꿍따리 샤바라'를 만나지 못했다면 우린 지금 세탁소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운이 좋았다. 사실 우리와 함께 춤을 추던 댄서 출신 중 양현석, 박진영 씨 말고는 잘 된 사람들이 별로 없어 창환이 형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강, 구)

-- 요즘처럼 연습생 시절이 없었으니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 물론 대단하다. 우린 고교 때가 연습생 시절이나 다름없다. 하하. 둘이서 왼쪽 오른쪽 눈치껏 하는 호흡이 뛰어났다. 그것이 우리만의 스웨그(swag·허세 부리며 과시한다는 뜻의 힙합 용어)였다. 지금 아이돌 후배들처럼 연습하라면 못 한다.(강)

▲ 우린 '가수가 돼야지'란 목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춤을 추는 것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다. 그러니 지금 엠넷 '프로듀스 101'에서 애쓰는 연습생 등 후배들처럼 치열한 경쟁을 경험하지 못했다.(구)


-- 클론의 자부심은 뭔가.

▲ 그냥 춤추던 사람들이 노래를 불렀다. 예전에도 명문대 출신 가수들은 칭찬하고, 댄서 출신 가수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우린 댄서란 이름을 더 좋아하면서 무대를 신나게 만들었다. 무대에서의 자신감은 준엽이와 나의 어린 시절 궁합이었고, 그 호흡은 무대에서도 통했다. 너무 열심히 하다가 리허설 때 무대를 부순 적도 있다.(강)

▲ 호흡만큼은 지금 아이돌 팀의 '칼군무'에도 뒤지지 않는다. 가수 비도 우리 무대를 보고서 '저 형들 멋있다'고 생각하며 춤을 췄다고 했다. 과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 때 비가 같이 해보고 싶다고 연락이 와 함께 춤을 췄던 기억이 난다.(구)


-- 이번 앨범 녹음 현장에는 강원래 씨의 아들 '선'이와 부인 김송 씨가 응원 왔던데.(강원래는 그룹 콜라 출신 안무가 김송과 2001년 혼인신고를 한 뒤 2003년 결혼식을 올렸고 몇 차례 시험관 아기 시술 끝에 2014년 아들을 낳았다.)

▲ 송이가 중3, 내가 고3 때이던 1991년에 처음 만났으니 벌써 26년 됐다. 아내에게는 변함없이 고맙다. 아들을 얻으면서는 죽어도 소원이 없다고 할 정도로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면 '울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보자마자 웃었다. 나와 정말 똑같이 생겼다. 커가면서 치아가 벌어지고 콧구멍이 짝짝이인 것까지. 내가 자신을 아끼고 챙긴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볼 때마다 행복하다.(강)

-- 구준엽 씨는 친구를 보면서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 법한데.

▲ 38살에 DJ를 시작했으니 음악에 빠져서 이성을 만나는 것에 신경을 못 썼다. 원래가 부럽지만, 나만의 고집인지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니 작업실에 안 가면 불안하다. 난 음악 천재도 아니고 타고 난 것은 부지런함, 성실함 뿐이다. 어머니만 모시고 살다가 최근 암 투병 중이신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왔는데 부모님도 내가 가정을 꾸리길 바라고 계신다.(구)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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