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이어서 서글프고 무서운" 드라마 속 현실

입력 2017-06-28 09:00   수정 2017-06-28 09:02

"사실적이어서 서글프고 무서운" 드라마 속 현실

중년 실직·오래된 연인·검사들의 비리 등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아빠는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둬야 하고, 6년 사귄 오래된 연인은 권태를 느낀다. 출세와 돈에 눈이 먼 검사들은 법대로 사는 사람들을 조롱한다.

안방극장에서 시간 여행과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판타지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몰입을 이끈다.

SBS TV 월요 드라마 '초인가족', KBS 2TV 월화극 '쌈, 마이웨이', tvN 주말극 '비밀의 숲' 등이 개연성이 높은 에피소드를 다루며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초인가족'은 지난 19일과 26일 방송에서 최부장(엄효섭 분)과 나과장(박혁권), 두 명의 중년 가장이 잇따라 회사를 그만두는 이야기를 보여줬다. 웃음 코드가 강한 '초인가족'이지만, 드라마는 하루아침에 실직하게 된 중년 가장을 둘러싼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러면서도 감동적으로 조명해 화제를 모았다.

자식 교육에 한창 돈이 들어갈 때이고, 위로는 고령의 부모도 모셔야 하는데 덜컥 실직을 해야 하는 중년 가장들의 에피소드는 우리 모두의 일로 받아들여졌다. 회사의 희망퇴직 압박에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기를 써보고, 겨우 살아남았지만 뒤이어 몰려온 파도를 끝내 넘지 못해 결국 사표를 쓴 가장들의 모습은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현실을 보여줬다.





'쌈, 마이웨이'에서는 6년 된 연인의 이야기에 시청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 커플이 알콩달콩 설레는 로맨스를 펼치는 것과 반대로 6년 된 연인은 "우리 지금 권태기인 거야? 아니면 헤어지는 중인건가?"라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래 사귀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 결혼에 골인하지 못하고 점점 식어가고 있는 동갑내기 주만(안재홍)-설희(송하윤)의 상황은 "너무 사실적이어서 슬프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과장 승진하면 결혼하자"는 주만의 말은 결혼이 곧 돈이라는 현실을 보여주고, "나는 요즘 너랑 같이 있는 게 더 외로워"라는 설희의 말은 한때는 활활 타오르던 사랑도 언젠가는 사그라지기 마련이라고 이야기해 씁쓸함을 안겨준다.







'비밀의 숲'은 스릴러 범죄 드라마로서의 극적인 재미와 함께 검사 사회의 위계질서와 비뚤어진 특권 의식을 사실적으로 조명해 화제다. 어렵게 공부해 검사가 됐으니 적당히 대접받고 살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과 자신들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일부 몰지각한 검사들의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돼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드라마는 공감능력을 상실한 황시목(조승우) 검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으로 "이것은 드라마"라고 강조하지만, 그 외의 부분에서는 충분한 취재를 통해 부패한 검찰의 내부를 고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건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검사들이 더욱 의심스러운 드라마 속 상황은 잇따른 비위로 개혁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현실 속 검찰의 모습과 맞물리며 몰입을 이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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