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극한대립 속 트럼프-시진핑 통화…돌파구 마련될까

입력 2017-08-12 16:55  

북미 극한대립 속 트럼프-시진핑 통화…돌파구 마련될까

北 도발 중단에 양 정상 동의…시진핑 "대화로 해결해야"

中 역할 여부 주목…'北-美 수개월 비밀접촉' 보도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연일 북미 사이에 전쟁도 불사할 듯한 고강도 설전이 오가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통화가 긴장해소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북한이 도발적이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중국 관영 CCTV는 시 주석의 발언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은 결국 대화와 담판이라는 큰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면서 "유관 측이 자제를 유지하고 한반도 정세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CCTV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더욱 강력한 압박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 계획을 구체화하며 대미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가운데 '중국 역할론'을 재차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포함한 대중 제재안은 물론 대북 군사옵션의 현실화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극한으로 치닫는 북미 대립 상황에 모종의 역할을 하라고 촉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시 주석은 일단 "대화로 풀어야 한다"면서 북한은 물론 미국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을 피해야 한다고 응수한 상태다.

이제 주목되는 건 앞으로 중국과 미국의 행보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고려해 북한에 도발 자제를 압박하며 중재를 시도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중국도 북미 간 극한대립을 피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이고 이번 전화통화로 변화의 조짐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협조했음을 내세워 미국이야말로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맞설 개연성도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 주도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찬성한 중국에도 반발하고 있어 중재에 나서더라도 역할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이 서로 아직 전략적 이해관계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통화였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북핵 문제에서 미중 간 전략적 이해 차이가 지속될 것 같고 이는 북한에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를 앞두고 "평화적 해법을 가장 선호하는 사람은 나"라며 외교적 해결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군사적 해결책의 '장전'이 완료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괌 등에 어떤 행동을 한다면 금방 후회하게 될 것" 등의 언급으로 대북 경고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린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발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강경 발언의 이면에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려는 전략이 있다고 주장한다.

주미 국방무관을 지낸 신경수 예비역 소장은 "미국과 북한이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강한 레토릭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최대한 북한을 압박해 대화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고, 중국의 대북 압박 카드로도 고려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트럼프의 최근 발언을 보면 과거 행정부의 북한 영변 핵시설 정밀타격, 악의 축 발언 등을 연상시킨다"면서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그런 강한 움직임 이후 북-미 대화가 열렸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수개월 간 비밀접촉을 이어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AP통신은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사이에 이른바 '뉴욕채널'이 가동돼 왔으며 북한의 핵·미사일로 악화한 양국 관계 개선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송환 문제가 논의돼 왔다고 보도했다.

북미 간 '강 대 강' 대치 와중에 대화를 통한 해결방안 모색 쪽으로 상황이 반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윤 특별대표는 지난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과 접촉한 뒤 다음 달 전격 방북해 억류돼 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냈다. 이번에도 위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모종의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문제는 북한의 행동 여하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예고한대로 괌에 대한 포위사격 움직임을 보일 경우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북한은 괌을 향해 사격을 못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 공갈에 너무 휘둘릴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 미사일이 괌 영해나 공해상에 떨어진다면 미국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미국은 북한이 괌을 향해 사격하면 전쟁행위로 인식할 것"이라며 "북한이 사격했는데도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동맹국은 동맹 방위 공약에 의구심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미국은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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