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올림픽 자원봉사자 희로애락 알린 '평창人' 김재우씨

입력 2018-03-19 14:58  

[사람들] 올림픽 자원봉사자 희로애락 알린 '평창人' 김재우씨
'평창人 프로젝트'로 SNS에 자원봉사자 50여명 이야기 연재


(평창=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자원봉사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잖아요. 자원봉사자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우리가 여기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알리고 싶었어요."
조금 까무잡잡한 피부에 언뜻 테리우스를 연상케 하는 어깻죽지까지 자란 긴 머리, 자신을 '20대 초반'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멋쩍은 웃음을 지은 '진짜 20대 청년'.
평창 대회 기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자원봉사자 한 명, 한 명을 소개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올린 '평창人 프로젝트' 운영자 김재우(21)씨는 카메라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잇몸 미소를 보이는 밝은 청년이었다.
평창人을 만들었으나 이전까지 평창과는 인연이 '1'도 없는, 지난해 '입시충'이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영화감독을 꿈꾸면서도 의류사업가와 모델, 여행가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는 그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김씨는 심심한 휴식을 원하면서도 막상 휴식이 주어졌을 때 무언가 하지 않으면 배겨내질 못해 자신을 괴롭히는 '변태적 성향'을 가졌다고 '셀프디스'(자신을 깎아내리는 일)하며 밝게 웃었다.
"매일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며칠 지나니까 도저히 쓸 게 없더라고요. 다짐은 했는데 쓸 건 없고…그래서 내 이야기가 아니라 자원봉사자들 이야기를 쓰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가 '평창人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는 단순했다.
올림픽 기간 정선과 용평의 알파인 스키장에서 의전 부문 자원봉사에 참여한 그는 틀에 박힌듯한 자신의 이야기보다 잘 알지 못하는 다른 자원봉사자들 이야기가 더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기록하는 일에 집착하는 성격이 더해져 평창人이 만들어졌다.
원래 프로젝트로 만들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반응이 좋아 페이스북에 프로젝트 페이지까지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가 올리는 콘텐츠는 자원봉사자의 간단한 신상과 지원 계기, 하는 일, 좋은 점, 힘든 점, 숙소와 식사, 교통,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등이다.
단순하지만 성공개최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느끼는 대회 전반에 관한 생각을 알 수 있다.
"올림픽이 성공했다고 하지만 자원봉사자 처우 문제가 논란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궁금했어요. 평창人의 딱 한 가지 강점을 꼽으라면 '조직위가 잘못한 건 과감히 지적할 수 있다는' 점도 있고요."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과정도 전혀 복잡하지 않다.
첫째, 페이스북 메신저로 자신을 알리고 싶은 자원봉사자로부터 신청을 받는다. 둘째, 질문지를 신청자에게 보낸다. 셋째 답변을 받아 글을 다듬고 사진과 함께 올린다.
물론 이 과정을 자원봉사활동 시간 외에 스마트폰 하나로 작업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순전히 김씨의 몫이다.
세계인의 축제는 막을 내렸으나 평창人은 지금도 올라오고 있다.
하루에 한두 명씩 총 50명 인터뷰를 목표로 했으나 신청자가 많아 50명을 조금 넘길 전망이다.
호응도 좋아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가 500개를 훌쩍 넘어섰다.
김씨는 평창人이 기록물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대회 진행과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옆에서 지켜본 자원봉사자들의 눈에 비친 시행착오가 앞으로 비슷한 국제대회를 열었을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조직위에서 요구한다면 아카이빙(기록 보관 저장)한 자료를 충분히 넘길 의향이 있어요. 조직위에서 그래 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그래야 문제점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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