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오늘 대선 투표…서방·러시아 사이 갈림길

입력 2018-04-15 06:00  

몬테네그로 오늘 대선 투표…서방·러시아 사이 갈림길
친서방 주카노비치 전 총리-친러시아 보야니치 후보 2파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발칸 반도의 전략적 요충지인 몬테네그로 대선 투표가 15일 수도 포드고리차를 비롯한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몬테네그로 유권자 53만명이 표를 행사하는 이번 대선에는 모두 7명이 출사표를 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0년 간 몬테네그로의 정치권을 좌지우지했던 밀로 주카노비치(56) 전 총리, 친(親)러시아 성향의 민주전선 등 야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무소속의 사업가 믈라덴 보야니치(55)가 각각 지지율 약 51%, 36%로 2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끼여 있는 몬테네그로의 향후 행보를 가늠하는 척도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친(親)서방 노선을 펴는 주카노비치 전 총리가 이날 선거에서 과반 득표를 해 승리를 확정지을 경우 유럽연합(EU) 가입 노력에 속도를 내는 등 서방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이날 득표율 50%에 미달할 경우 2주 뒤 보야니치 후보와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1991년 불과 29세의 나이에 유럽에서 가장 젊은 총리가 된 주카노비치 전 총리는 이후 총리 6차례, 대통령직 1차례를 수행하며 약 25년 간 권력을 유지, 발칸 반도에서 최장수 지도자로 꼽힌다.
2006년 세르비아에서의 분리 독립, 작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 몬테네그로의 운명을 가른 굵직한 결정은 모두 그의 손에서 이뤄졌다.
그는 자신에 대한 암살 기도 등으로 얼룩진 2016년 10월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사회민주당(DPS)의 박빙 승리를 이끈 뒤 자리를 측근인 두스코 마르코비치 현 총리에게 물려주고 정계 일선에서 물러났다.
몬테네그로 경찰은 당시 총선 직전에 주카노비치 전 총리를 노린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국적자 20여 명을 체포했고, 주카노비치 전 총리는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지목한 바 있다.
주카노비치 전 총리는 최근 진행된 선거 유세에서 "우리는 유럽의 문턱에 와 있다. 이제 우리가 시작한 (EU 가입)과업을 완수할 때"라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친서방 행보를 가속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몬테네그로에서 임기 5년의 대통령직은 큰 실권 없는 상징적인 자리이지만, 주카노비치 전 총리가 대통령이 되면 그에게 정치적인 무게 중심이 옮겨갈 소지도 점쳐진다.
주카노비치 전 총리와 경쟁하는 보야니치 후보는 주카노비치를 '독재자'라고 부르며, "부정 부패,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한 강력 범죄, 정실 인사, 인권 침해, 경제 실패 등 그로 인해 비롯된 몬테네그로의 모든 잘못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결선 투표에서 보야니치 후보가 승리할 경우 몬테네그로는 나토 가입을 철회한 뒤, 나토 가입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칠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정국 혼란이 예상된다.
한편, 몬테네그로 대선 역사상 최초의 여성 후보인 드라기냐 부크사노비치는 약 8%의 지지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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