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헌혈…스타의 선한 영향력, 팬 사회 참여로

입력 2018-06-17 07:00  

기부·헌혈…스타의 선한 영향력, 팬 사회 참여로
방탄소년단 캠페인·아이스버킷 챌린지 동참…션 "거룩한 책임감"
스타 추종서 성숙한 팬덤 문화로, 해외에도 전파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스타들의 선행이 가치를 공유한 팬들의 동참으로 이어지며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인 그룹이 된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펼치는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은 국내외 팬들의 기부와 선행으로 확산하는 파급력을 보여줬다.
또 국내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가수 션의 제안으로 다시 시작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다수 인기 스타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기부를 하며 참여를 독려하자 팬들의 기부 릴레이로 번졌다.
스타들의 선한 영향력이 성숙하게 진화한 팬덤 문화의 단면을 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다.



◇ 방탄소년단 캠페인에 세계 팬 동참…총 모금액 11억원 돌파
지난해 11월 방탄소년단과 빅히트가 5억원 기부금으로 시작한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 모금액은 6개월 만에(5월 31일 기준) 총 11억5천460만원(5억원 포함)으로 집계됐다.
'러브 마이셀프'는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바탕으로 성숙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자는 캠페인으로, 이 모금액은 유니세프가 전 세계 아동·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해 펼치는 캠페인인 '엔드 바이올런스'(# END violence)에 2년간 지원된다.
방탄소년단의 메시지에 공감한 팬들은 '러브 마이셀프' 기부에 동참했고, 해외 팬들은 직접 선행을 실천했다.
태국 아미(팬클럽)인 'BTS 타일랜드'(BTS Thailand)와 '캔디클로버'(CANDYCLOVER)는 "방탄소년단을 통해 타인에게 사랑을 전하는 영감을 받았다"면서 방탄소년단 데뷔 5주년을 맞아 지난달 헌혈 프로젝트를 진행해 20만cc를 모았다.
이 캠페인은 글로벌 캠페인 일환으로 일본에서도 시작됐다. 방탄소년단과 빅히트는 지난 4월 일본 유니세프협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일본 투어 기간에 공연장에서 판매되는 캠페인 관련 소품 등 공식 굿즈(상품) 수익금 전액을 일본 유니세프협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지난 13일 유니세프 공식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방탄소년단과 아미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포어 총재는 "여러분은 아동과 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우리의 캠페인을 위해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원) 이상을 모금했다"며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증거이다. 음악에서 메시지, 기부까지, 여러분은 친절의 힘을 보여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 스타들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팬들도 기부 릴레이
승일희망재단 공동 대표인 가수 션이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제안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는 배우 다니엘 헤니와 박보검·장근석, 가수 아이유, 워너원 강다니엘 등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자 팬들도 동참했다.
박보검 팬들은 그의 생일인 6월 16일을 기념해 승일희망재단에 6천160원, 혹은 그 배수로 기부금을 내는 후원 활동을 펼쳤고 강다니엘 팬클럽은 200만원, 사무엘 팬클럽은 350만원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나눔이 이어졌다. 강다니엘의 참여로 한때 재단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재단의 기부 상품 페이지 '위드아이스'(Withice)에선 스타들이 착용한 제품 판매도 활발하다. 박보검이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할 때 한 배지와 워너원 하성운이 콘서트 때 착용한 별자리 팔찌는 품절이 됐을 정도다.
승일희망재단 관계자는 "이들뿐 아니라 위너, 황치열 등 여러 스타 팬클럽과 개인 팬들이 기부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셨다"며 "아역 스타들의 참여로 어린이들도 정성을 모아줘 무척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션은 루게릭으로 투병 중인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 출신 박승일 씨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2011년 7월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하고, 함께 공동대표직을 맡았다. 재단을 세운 지 7년 만인 지난달 병원 건립을 위한 토지를 마련하는 결실을 봤다.
션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14년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이번에는 온전히 우리나라에서 출발했는데, 많은 스타가 동참해주셔서 감사하게도 생각 이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분이 루게릭 병원 건립을 위해 응원하겠다고 말씀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거룩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재단은 직원이 네 명뿐이고, 행정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시간이 얼마 남았을지 모를 박승일 선수에게 약속한 루게릭 요양병원을 꼭 보여주고 싶은데, 빨리 진행될 것 같아서 설렌 마음으로 하고 있다. 열심히 살았지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 '빠순이' 문화서 진화, 해외로도 전파
스타의 선행이나 사회 공헌 활동에 동참하며 스타를 서포트하는 팬덤 문화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일었다.
지드래곤이 꾸준히 기부 활동을 펼치자 팬클럽은 그의 생일인 8월 18일에 맞춰 어린이재활병원에 818만 원을 기부하는 등 매년 나눔 문화에 동참했다.
또 서태지 팬클럽은 서태지의 에코 프로젝트에 착안, 훼손되어 가는 브라질 열대우림 지대를 살리기 위해 '서태지 숲'을 조성했고, 수많은 팬클럽이 스타의 공연장에 쌀 화환을 보내 결식아동을 돕는 데 동참했다. 수지와 양요섭 등의 스타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기부 제품을 사용하면 팬들의 호응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때로는 팬들의 선행에 감동한 스타가 함께 참여하는 등 스타와 팬의 따뜻한 상호 작용은 꾸준히 이어졌다.
인기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한 기획사 본부장은 "과거 아이돌 팬덤은 극성이라는 이유로 '빠순이', '사생팬'으로 불리며 '트러블섬'(troublesome·골칫거리) 이미지가 있었는데, 점차 스타를 추종하는 데서 벗어나 함께 사회 참여 활동을 하는 성숙한 문화로 발전했다. 팬덤의 이러한 활동은 스타의 위상을 높이고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일조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획사 홍보 실장은 "한국과 같은 사회 참여형 팬덤 문화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며 "방탄소년단 사례처럼 이 문화는 해외 팬들에게도 전파되며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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