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기업 M&A 활발…사업재편·지배구조 개편 목적

입력 2018-08-22 12:00  

상반기 대기업 M&A 활발…사업재편·지배구조 개편 목적
전체 M&A 건수 늘었지만 금액은 감소…대형 결합 적어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외국 기업 참여 M&A는 저조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이 사업재편 등을 위한 인수·합병(M&A)을 활발히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유·지배구조 개편과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한 대기업집단의 M&A가 활발했다.
그러나 대형 기업결합이 드물어 결합 금액 자체는 급감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탓에 외국기업이 참여한 M&A는 건수와 금액 모두 줄었다.


◇ 올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 늘었지만 금액은 감소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 및 주요 특징'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는 336건, 금액은 175조4천억원이었다.
기업결합 때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신고회사 3천억원 이상, 상대회사 3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에 신고해 심사받아야 한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기업 중 국내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역시 신고해야 한다.
올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건 증가했지만, 금액은 72조2천억원 줄었다.
이러한 양상은 작년 상반기에 AT&T-타임워너(97조2천억원), 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19조4천억원) 등 대형 기업결합이 있었으나 올해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공정위는 분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건수는 2016년 272건, 작년 295건, 올해 336건으로 매년 증가한 반면에같은 기간의 금액은 266조원, 247조6천억원, 175조4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사업구조 개편으로 볼 수 있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114건으로 1년 전보다 45건 증가했지만,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222건으로 4건 줄었다.
기업결합 업종별 비중을 보면 제조업은 39%에서 37.8%로 소폭 줄었고, 서비스업은 61.0%에서 62.2%로 조금 증가했다.
세부 산업 분야로 보면 기계·금속은 35건에서 56건, 정보통신·방송은 25건에서 30건으로 늘었다. 다만 전기·전자는 30건에서 24건으로 줄었다.
인수 방식을 보면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합병은 56건에서 91건으로, 신산업 진출을 위한 회사 설립은 52건에서 62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지분 투자 형태의 주식취득은 114건에서 104건으로 줄었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 가능성이 있는 13건을 집중 심사한 결과 퀄컴-NXP, 셀라니스-블랙스톤 등 2건에서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동을 걸었다.

◇ 외국 기업의 M&A는 감소…"세계경제 불확실성 영향"


국내 기업 사이 기업결합은 266건으로 1년 전보다 51건 증가했다. 금액은 21조6천억원으로 19조9천억원 감소했다.
결합금액이 1조원 이상 기업결합 심사가 4건에서 3건으로 줄었고, 10조원 이상인 기업결합 심사는 작년에 1건 있었지만, 올해는 없었기 때문에 금액이 금감했다.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109건으로 46건 늘었지만 금액으로는 15조3천억원으로 10조3천억원 줄었다.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157건으로 5건 증가한 반면에 금액은 6조3천억원으로 9조6천억원 감소했다.
외국 기업이 단행한 기업결합(외국-국내, 외국-외국)은 70건, 153조8천억원으로 각각 10건, 52조3천억원 감소했다.
공정위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해 다소 위축된 것으로 판단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결합한 사안은 29건, 3조3천억원으로 각각 5건, 1조2천억원 늘었다.
싱웨이코리아-금호타이어(6천460억원), 로레알그룹-난다(5천850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식취득, 합작회사 설립 등이 있었지만 1조원 이상의 기업결합은 한 건도 없었다.
국내 기업을 인수한 외국 기업의 국적을 보면 유럽연합(EU) 7건, 중국 5건, 일본 3건, 미국 2건 순이었다. 미국은 1년 전보다 75% 줄었지만 중국은 150% 증가했다.

◇ 대기업, 소유·지배구조 개편으로 M&A 활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을 한정해 보면 사업구조 개편과 사업 다각화를 위한 기업결합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이 단행한 기업결합은 107건에 16조5천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62건, 1조2천억원 증가했다.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건수 기준으로 18건에서 57건으로, 금액은 4조9천억원에서 14조6천억원으로 각각 216.7%, 198.0% 증가했다.
대기업집단은 소유·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지주회사 전환이나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추진하면서 기업결합을 시도한 것으로 공정위는 분석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가 롯데상사 등 6개 회사를 합병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이 영우냉동식품을 합병했다. 태광그룹은 한국도서보급이 쇼핑엔티, 티시스를 합병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을 추진하고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로 5월 이를 철회했다.
대기업집단의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건수는 27건에서 50건으로 1년 전보다 23건 늘었지만, 금액은 10조4천억원에서 1조8천억원으로 8조6천억원 줄었다.
작년 삼성전자[005930]가 미국의 전장(電裝) 기업 하만(Harman)을 9조3천억원에 합병한 건을 제외한다면, 올해 결합금액은 1년 전보다 7천억원 증가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사업다각화를 활발하게 진행했지만, 역시 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대규모 M&A는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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