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 한국학센터 운영' 동티모르대 최창원 교수 "지원 절실"

입력 2018-09-20 10:32  

'자비로 한국학센터 운영' 동티모르대 최창원 교수 "지원 절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동티모르국립대 한국학센터는 지난 2013년 7월 문을 열었다. 2008년부터 이 대학에서 근무하는 최창원 개발경제학과 교수의 주도로 대학의 정식 인가를 받아 개설했다.
최 교수는 한국 정부와 기관 등의 후원금 없이 5년째 자비를 들여 한국학센터를 운영한다. 한국학 진흥 관련 기관들이 '매칭 펀드식 지원' 등의 규정을 내세우며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일 연합뉴스와 SNS 인터뷰에서 "계속 쉼 없이 고민하고 또한 노력하지만 갈수록 한국학센터가 커지고 있어 이제는 외부의 도움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재정이 열악한 개도국 명문대가 한국학센터를 위해 기금을 내놓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매칭 펀드 개념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그 나라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해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최 교수는 "동티모르 유일의 국립대학인 이곳 한국학센터와 한국어학과의 인기는 다른 언어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전했다.
이 대학에는 호주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는 영어센터, 포르투갈 정부와 동티모르 정부가 후원하는 포르투갈어센터, 외부지원이 전혀 없는 한국학센터가 개설돼 있다.
"우리 센터는 최근 몇 년간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2개의 언어학센터보다 인기가 높습니다. 센터 페이스북(www.facebook.com/KoreaTimorHamutuk) 팔로워가 1만 명을 넘어섰었지요. 한국학 불모지에 이제 뿌리를 내리는 셈입니다."
초창기 수강생이 20∼30명이던 것이 올해는 200명 넘게 몰려드는 바람에 매번 빈 강의실을 찾아야 한다. 전용강의실이 없기에 최 교수는 새벽(06:00∼8:00)과 저녁(19:00∼21:00), 토요일과 일요일에 강의를 짰다.
강사는 최 교수와 한국어 교육학 석사인 그의 부인 최현주씨, 한국정책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동티모르인 2명, 선문대 학생 등 5명이다. 이들은 수요에 맞춰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한 푼의 급여도 없이 재능기부로 수업한다.
"강의실과 교사 부족으로 자리가 모자라 서서 수업을 받아요. 그런데 학생들은 계속 늘고 있죠. 이제 자비로만 운영하기에는 너무 벅차고 규모가 커졌어요."
한국어의 열기는 취업과 관련이 있다고 최 교수는 분석했다. 지난해 동티모르의 경제는 마이너스 1.8% 성장을 했고, 상황이 좋지 않아 학생들이 한국에 취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학기제로 운영하던 한국어 교육 과정을 1년 프로그램으로 바꾸고 지난달 말 첫 입학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친범 대사도 참석해 격려했다.
한국학센터는 올해 국내 대학과 연간 10∼20명을 교환학생으로 보내는 업무협력(MOU)을 체결했고, 한국 취업 희망 학생들에게는 기업가 정신 교육도 제공해 귀국 후 창업을 통해 자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만들고 있다.
또 현지 토착어인 테툼어 한국어 사전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과 함께 내년 초 발간을 목표로 제작하고 있다. 한국어-테툼어 사전(2만 개 단어 정도)도 후속으로 펴낼 계획이다.
최 교수는 "한국학센터에서 교육받은 동티모르인은 이 나라에서 가장 탁월한 인적자원이 될 날을 꿈꾸고 있다"며 "한국학센터가 지나오고 가야 할 길은 분명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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