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가운뎃손가락 들고 사진 함께 찍은 흑인 청년 두둔

입력 2018-10-01 21:28  

마크롱, 가운뎃손가락 들고 사진 함께 찍은 흑인 청년 두둔
극우 정치인 르펜 "프랑스 모욕" 비난에 마크롱 "모든 아이 사랑"
카리브해 생마르탱서 빈민가 청년과 기념사진 SNS 확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면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린 흑인 청년을 두둔하고 나섰다.
카리브해의 프랑스 해외영토 생마르탱을 방문한 마크롱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나는 공화국의 모든 아이를 사랑한다"면서 청년의 행동을 두둔하고 야당의 공세에 불쾌감을 표했다고 르피가로가 전했다.
마크롱은 이틀 전 프랑스령 생마르탱 섬을 방문해 빈곤층이 모여 사는 지역의 한 청년의 아파트를 찾았다.
그는 강도 전과로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에게 "어리석은 짓을 다시 하면 안 된다. 강도질은 이제 끝이다. 당신 어머니는 그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충고하고서는 기념촬영을 함께 했다.
그런데 강도 전과가 있는 청년의 친구가 사진을 함께 찍으면서 대통령 옆에서 가운뎃손가락(중지)을 들어 올리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 논란이 됐다. 흔히 욕설로 이해되는 동작이다.
이 사진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타고 퍼져나가자 프랑스 극우 진영의 리더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가 공격을 개시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사진을 공유한 그는 "우리의 분노를 표현할 길이 없다. 프랑스가 이런 대접을 받을 수는 없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적었다. 청년의 행동이 프랑스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는 뜻이었다.
제1야당인 공화당의 발레리 부아예 의원도 마크롱이 몇 달 전 자신을 '마뉘'(에마뉘엘의 애칭)라고 부른 소년에게 훈계한 것을 그대로 인용하고는 "'너는 제대로 행동해야 해. 나를 '마뉘'라고 부르면 안 돼. '므슈 르 프레지당'(대통령님)이라고 불러야지' #마크롱"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소년의 버릇없는 행동을 훈계했던 마크롱이 가운뎃손가락 제스처를 취한 해외영토 빈민가의 청년을 두둔한 것은 모순이라고 비꼰 것이다.
마크롱은 야권이 청년의 행동과 자신의 대처를 문제 삼자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는 생마르탱 방문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마린 르펜이 아닌 내가 당선되고, 내가 이 자리에 선 것은 공화국의 모든 아이를 그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와 관계없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진을 찍은 뒤 청년들이 장애인 소녀를 데리고 와서 자신을 만나게 해줬다고 소개하고 "그들을 신뢰하고 존중했기에 청년들이 이런 일도 한 거다. 이게 바로 우리의 공화국"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전에는 프랑스의 청년층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 가끔 필요 이상으로 직설적이라는 비판에 휩싸인 적이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엘리제궁 개방행사에서 20대 청년이 구직이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그는 대뜸 일할 사람이 없어 난리인데 무슨 소리냐며 주변에 일자리가 널려있다는 취지로 말해 비난 여론이 인 바 있다.
이 청년에게 마크롱이 직설적으로 충고하는 장면은 방송으로 그대로 보도됐고, 유명세를 치른 청년은 최근 지게차 기사로 취업했다.
마크롱은 이에 대한 의견을 요청받고는 "가끔 내 의도가 곡해되는 것이 유감이지만 그런 말을 한 것 자체를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