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급격한 롤러코스터, 결말은 '가을야구' 탈선

입력 2018-10-07 19:54  

LG의 급격한 롤러코스터, 결말은 '가을야구' 탈선
류중일 감독과 김현수 영입하고도 마운드 붕괴 속에 지난해 악몽 반복
류중일표 '믿음의 야구'도 유례없는 폭염 탓에 힘 잃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년 연속 '가을야구' 들러리로 전락했다.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둔 8위 LG는 7일 현재 67승 1무 75패, 승률 0.472를 기록 중이다.
5위 KIA 타이거즈와는 2.5경기차, 6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1.5경기 차이다.
KIA와 롯데, 7위 삼성 라이온즈까지 남은 경기 전패를 한다는 가정 하에서 LG는 '가을야구' 희망이 살아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맞대결 변수가 존재한다.
KIA와 롯데는 총 4번의 맞대결을 치르는데, 두 팀이 모두 전패할 수는 없는 일이다.
KIA와 롯데의 맞대결로 인한 모든 경우의 수를 대입해도 LG는 두 팀을 넘어설 수 없어 오는 13일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포스트 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김현수를 4년 115억원에 붙잡고, '우승 청부사' 류중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LG는 결국 허망한 결과를 안고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LG의 우승 꿈을 짓밟은 상대는 얄궂게도 '잠실 이웃'인 두산이었다.
LG는 두산을 상대로 올 시즌 1승 15패로 철저하게 당했다. 지난해 9월 10일 이래로는 17연패의 치욕을 맛봐야 했다.
두산을 상대로 반타작만 했어도 LG는 최소 5위로, '가을야구' 티켓을 넉넉하게 손에 넣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LG는 리그 최강팀인 두산만 만나면 기를 펴지 못했다. 바꿔 말해 그 정도로 전력이 불완전했다.
전반기 LG에는 막강한 선발진이 있었다.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이 외국인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여기에 차우찬, 임찬규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도 맹활약했다.
LG는 탄탄한 선발진과 김현수의 가세로 달라진 타선을 앞세워 6월 19일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문제는 선발진이 시즌 초반부터 지나치게 긴 이닝을 던졌다는 점이다.
4월까지 매 경기 투구 수 100개 미만으로 던진 헨리 소사는 5월에는 6경기에서 100구 이상 던진 경기가 4번이나 됐다.
소사와 함께 외국인 원투펀치인 타일러 윌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갈수록 투구 수가 늘어난 윌슨은 7월에는 5경기 중 4번이나 100구 이상을 던졌다.
결국, 소사와 윌슨은 체력적으로 무리가 오면서 1군 엔트리를 들락날락해야 했고, 돌아온 뒤에도 전반기와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올 시즌 LG는 셋업맨 김지용과 마무리 정찬헌을 제외하면 승부처에서 믿고 내보낼 불펜 투수를 찾기 어려웠다.
불안한 불펜진 사정상, 류 감독은 소사와 윌슨을 최대한 7회까지 끌고 가려고 했고, 이는 결국 시즌 중후반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부담을 고스란히 안은 김지용이 7월 28일 수원 kt wiz전을 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으며 LG 불펜진은 시한폭탄으로 변했다.
LG는 7월 31일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 투수 문광은을 긴급 수혈했다.
그러나 문광은은 6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2.15에 그치며 별다른 보탬이 되지 못했다.



올 시즌 LG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5.66으로 리그 최하위다.
LG는 지난 6일 두산전에서 3-1 승리를 거두고 두산전 시즌 전패라는 악몽에서 벗어났다. 당시 경기에서 LG 선발 차우찬은 134구 완투승을 거뒀다.
투혼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됐지만, 그 이면에는 1이닝도 쉽게 맡길 수 없는 LG 불펜의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 있다.
LG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고도 타선의 침묵으로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신임 류 감독은 타선과 수비 강화에 집중했다. 지난 시즌까지 위용을 자랑했던 철벽 불펜진이 올해에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는 착각에 불과했다. 불펜진이 흔들릴 때도 LG는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플랜 B'조차 없었다.
혹자는 류 감독의 야구를 가리켜 '믿음의 야구'라고 부른다. 한번 주전으로 못 박은 선수는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 틀 속에서 채은성, 양석환, 이형종, 이천웅, 정주현 등이 기량을 꽃피우며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폭염이 류중일표 믿음의 야구의 발목을 잡았다.
야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며 LG는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아시안게임까지 다녀오는 강행군을 소화한 김현수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LG는 완전히 힘을 잃었다.
그렇게 6월 중순 2위까지 도약했던 LG는 8월 초 7연패 수모를 당하며 5위로 추락했다. 9월 중순에는 다시 6연패에 빠져 6위로 내려앉았다.
LG는 9월 30일에는 8위까지 떨어졌다. 2위였던 팀이 약 100여일 만에 8위까지 떨어지는 믿기지 않은 벌어진 것이다.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롤러코스터 행보를 이어간 LG는 결국 순위마저 급격하게 요동치며 '가을야구' 궤도에서 탈선하고 말았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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