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진입한 코스피…'셀코리아' 본격화하나

입력 2018-10-25 12:33   수정 2018-10-25 17:10

약세장 진입한 코스피…'셀코리아' 본격화하나
외인 10월 현선물 5조 매도…"신흥국 전반 현상…본격적인 이탈 아냐"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국내 증시가 연일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코스피는 25일 약세장(베어마켓) 진입을 가늠하는 잣대로 지칭되는 '고점 대비 마이너스(-) 20%'선까지 뚫렸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만 현·선물을 합쳐 5조원 넘게 팔아치우면서 '셀코리아'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50.91포인트(-2.43%) 내린 2,046.67로 출발해 장중 2,033.81까지 하락했다.
코스피가 장중 2,050선 밑으로 밀려난 것은 작년 1월11일(2,047.56)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과거 2012∼2016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시절 밴드(등락범위) 중간값인 2,050선 안팎을 지지선으로 기대했으나 종전까지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한 2,100선과 마찬가지로 힘없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 장중 저점은 역대 코스피 최고치인 올해 1월 29일의 2,607.10(장중 기준)보다 573.29포인트(21.99%)나 하락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증시가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장', 20% 이상 내리면 '약세장'으로 본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이 약세장임은 분명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국내 증시가 단기에 이렇게 많이 떨어진 것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외국인의 매도 공세도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3조2천524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7천680억원 등 총 4조원 이상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누적 순매도 금액도 1조1천726억원에 달했다.
현·선물을 합쳐 5조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등 과거 약세장 때에 비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나쁘지 않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의 악재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 게 코스피 급락세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목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폭락했고 코스피도 같이 떨어졌다"며 "그 전까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가 내년에 정점을 찍고서 연착륙할 것으로 봤으나 무역분쟁 등 복병 때문에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월 코스피가 고점을 찍고서 미국 금리 이슈로 급락할 때부터 사실상 약세장이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약세장 판단은 사후에 할 수밖에 없는데 돌아보면 지난 1월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 뒤부터 이미 약세장이었다고 본다"면서 "주가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최근 주식 매도는 신흥국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한국 시장에서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는 '셀코리아'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코스피가 2,000선 안팎에서 더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내달 미국 중간선거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이벤트 결과에 따라서는 반등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승 삼성증권[016360]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이 전체 신흥국 시장에서 헤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한국에서도 자금 이탈이라기보다는 헤지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조정을 받아 악재를 충분히 반영한 상태여서 내달 말 G20 정상회의 등에서 무역분쟁의 해결 실마리가 보인다면 빠르게 반등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지금 외국인의 매도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채권 매도는 많지 않아 본격적인 셀코리아로 보기 어렵다"며 "내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이 걷히면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화탁 DB금융투자[016610]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2배였는데 코스피 2,000∼2,050 정도에 해당한다"며 "현 지수는 이미 경기나 펀더멘탈 상의 악재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상승 모멘텀은 불확실하지만,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면 코스피 2,000∼2,050선에서는 많이 떨어진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기회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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