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前인사담당 "퇴직자 재취업, 기업도 원한다 생각"(종합)

입력 2018-11-02 18:06  

공정위 前인사담당 "퇴직자 재취업, 기업도 원한다 생각"(종합)
"퇴직자·예정자 현황정보 축적…기업에 직접 추천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직 인사담당자가 퇴직 간부들의 대기업 재취업에 대해 "기업에서도 공정위 출신을 원하는 수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공정위에서 운영지원과장을 지내며 인사·조직을 관리한 전직 직원 배모씨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직 공정위원장 등 간부들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배씨는 운영지원과장이던 2009년 공정위 퇴직자들이 직급에 맞는 자리를 기업에서 얻어 정년까지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추천 요건 등을 정리한 문서를 작성한 실무 책임자다.
배씨는 이 문건과 관련해 "우리나라 대규모 기업집단에 공정위 직원에 대한 수요가 있으니 저렇게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재직 당시 퇴직자와 퇴직이 임박한 직원들의 현황을 알음알음으로 파악해 관리해 왔다고 인정했다.
또 "누가 나가 있는지 전 직원이 다 알고, 보통 2∼3년 있다가 재계약하거나 퇴직하니까 나이가 50대 중·후반인 사람들은 특히 관심을 가지고 후임으로 가길 원한다"며 "그런 것이 다 정보로 축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새로운 자리가 날 때가 되면 퇴직 예정자들이 직접 기업에 접촉하거나, 인사담당자에게 접촉하거나, 사무처장 등 윗선에 부탁하는 등의 루트로 재취업 전선에 뛰어든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가급적이면 정년이 2∼3년 이상 남은 이들을 기업에 추천하고, 직급이 높은 이들을 우선 추천하는 기준이 있었다고 밝혔다.
배씨는 "정년보다 일찍 나가면 인사 숨통이 빨리 트이고, 아무래도 상위 직급이 퇴직하면 더 많은 인원이 승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씨의 후임자이던 김모씨도 이날 증인으로 나와 실제 퇴직자의 재취업 과정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김씨가 운영지원과장으로 근무하던 약 3년간 공정위에서는 퇴직자 5명이 농협중앙회, LG, 하이트진로, 케이티 등 기업에 취업했다.
김씨는 이 가운데 일부 기업에는 공정위 퇴직자의 채용을 직접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공정 행위에 관한 규제와 예방 교육·자문 등 수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검토를 요청했고 상대방이 추천해달라고 하기에 퇴직 예정자들 가운데 한 명을 추천했다"며 "연봉과 직급 등 대우는 당사자끼리 합의할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요구나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기업에 새로운 (취업)자리가 마련됐으니 추진하겠다"고 당시 부위원장 등에게 사전 보고하고, 취업이 결정되면 결과를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또 일부 기업의 경우 이미 그곳에 취업한 퇴직자가 물러날 때가 되면 후임자에 관한 이야기가 내부에서 '복도통신'으로 돌고, 이를 들으면 기업으로 전화해 새로운 채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공정위 간부들이 취업자를 지정하거나 대상자를 바꾸게 하는 등 구체적 지시를 내린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퇴직자 재취업에 신경 쓴 이유에 대해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조직을 활성화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려는 목적이 컸다"면서 "압력이나 위력을 행사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최근 수사 과정에서 기업 임원들이 그런 우려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만큼 그랬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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