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영등포고가 철거, 지역변화의 상징될 것"

입력 2018-11-12 07:00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영등포고가 철거, 지역변화의 상징될 것"
"문래동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여의도-영등포 연결 강화"
"교육정책이 최우선…내년 예산 23% 증액"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박초롱 기자 = "1980∼1990년대 잘 나갔던 영등포역 주변의 위상을 되찾겠습니다. 영등포로터리 고가 철거가 바로 변화의 '상징'입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개포동을 잇는 '영동대로'의 '영동'은 영등포 동쪽이라는 뜻임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한때 한강 이남의 중심지였던 영등포는 1970년대 강남 개발에 밀리고, 이후 지역 산업을 이끌던 공장이 하나둘 떠나며 활력이 떨어졌다.
채현일(48) 영등포구청장은 12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영등포가 가진 산업·문화 중심지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겠다"며 이를 위한 출발점이 영등포 고가 철거와 1936년부터 영등포를 지킨 밀가루 공장인 대선제분 재생사업이라고 밝혔다.
영등포역 인근 영등포로터리는 1976년 준공된 고가차도와 여섯 갈래 교차로로 이뤄져 있다. 산업화 시기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설치됐으나 지금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지역을 단절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다.
영등포구청은 최근 '영등포로터리 교통개선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공고하고 고가 철거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채 구청장은 "고가 철거로 주변을 정리하고, 로터리에서 신길역으로 넘어가는 쪽에 서울광장에 준하는 탁 트인 녹지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차량 흐름을 대중교통 위주로 개편하고 보행로를 강화해 여의도-영등포 지역 연계를 강화한다.



그는 "여의도공원에 온 사람들이 걸어서 영등포로 넘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영등포역 일대를 외국인 관광객이 한 번쯤은 들르는 랜드마크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의도공원과 영등포역은 걸어서 20분 거리지만, 넓은 차도 위주인데다 보행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걸어 넘어가는 이들이 드물다.
채 구청장은 "과거에는 차량 위주로 도시개발이 됐지만 이제 사람 위주, 보행 위주라는 시대 흐름에 맞게 지역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등포구는 서울시와 협의해 이르면 2020년까지 고가 철거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 파크원 부지 개발 사업자가 낼 교통분담개선금 250억원을 이를 위해 쓰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영등포 지역에 활기를 줄 문화 공간인 대선제분 밀가루공장 재생과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채 구청장은 "대선제분 부지에는 공장 형태를 그대로 살려 전시·공연장, 식당, 카페 등이 들어선다"며 "GS주차장 부지엔 소호형(SOHO·Small Office Home Office) 주거 클러스터를 만들어 신산업 종사자, 청년 창업가의 주거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대중문화 공연 공간으로 쓰일 문래동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이 거의 확정됐다"며 "영등포구가 부지를 제공하고 서울시가 건물을 짓게 된다"고 말했다.
영등포역 민자역사에 입점한 롯데백화점의 경우 내년에 계약 기간이 끝난다. 채 구청장은 재입찰 과정에서 주민시설 확대 등 공공성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영등포역은 역기능보다 상업시설 기능이 강한 상태"라며 "일본 교토역 같은 곳을 가보면 열린 공간 등 주민을 위한 기능 위주"라고 말했다.
여의도 지역에 대해선 정치·경제·금융 중심지로서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며 현재 최고고도 지구로 규제된 국회의사당 전면 관리계획 완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채 구청장은 "동여의도에는 높은 건물이 쑥쑥 올라와 있는데 (국회 쪽) 서여의도는 다르다"며 "여의도 동서의 최고고도 지구를 동일하게 지정하면 서여의도에 더 많은 금융기업·기관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등포구는 연말 조직 개편 때 국제경제과를 새로 만들어 구청 차원에서 여의도의 국제금융기능 강화와 외국인 투자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민선 7기 서울 구청장 중 최연소인 채 구청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국회의원 보좌관,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거치며 국회·서울시·청와대를 두루 경험했다.
취임 후 '광화문 1번가'를 본뜬 '영등포 1번가'를 만들어 청소·주차문제 등 구민 의견 4천여건을 접수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벤치마킹한 '영등포 신문고'를 여는 등 문재인 정부 국정 철학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영등포 신문고'에 올린 의견이 1천건 이상의 공감을 얻으면 구청장이 직접 답변하기로 했는데, 채 구청장은 현재 영등포역 노점상 문제와 신길 특성화도서관 조기 착공 문제에 대한 답을 고민 중이다.
내년 영등포구 역점 사업은 '교육'과 '사회적경제'다.
영등포구가 편성한 내년 교육 예산안은 183억원으로 올해(149억원)보다 22.7% 증가했다. 사회적 경제 예산도 올해 1억5천만원에서 내년 11억3천만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채 구청장은 "지역 내 학부모들께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 아이 전학을 고민한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이런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명품학교를 만들어 초-중-고를 걱정 없이 영등포에서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와 관련해선 "지역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공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어르신 손맛을 살린 도시락판매, 협동조합 택배사업, 사회적기업 복합매장 공간 등의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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