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길어지는 북미 소강국면 속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입력 2018-11-28 16:13  

[연합시론] 길어지는 북미 소강국면 속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서울=연합뉴스) 이달 말로 다시 추진되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지난 8일로 잡혔다가 연기된 뒤 미국이 회담 날짜를 이달 말로 다시 제안했지만, 북측이 끝내 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의 협상 정체 국면이 길어지면서 대화의 동력이 약화하고 비핵화와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북미 간 대화 재개를 둘러싼 기 싸움이 계속되면 내년 초로 추진되던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상당히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길어지는 북미 간 소강 국면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올해가 끝나기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동안 추진해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문제는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둘러싼 북미 간의 견해차가 쉽게 좁히기 힘든 국면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대로 올해를 넘긴다면 협상 동력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면 전환이 시급하다.

북미 양측의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둘러싼 밀당이 양측의 전략적 고려일 수 있기에 교착국면에 너무 비관할 일은 아니다. 북한이나 미국 모두 판을 깨려는 모습도 다행히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어렵게 조성됐던 협상 모멘텀이 상실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번 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지기로 했다. 시의적절한 두 정상 간의 만남이다. 이번 회담에서 현재의 북미 교착국면을 뚫을 수 있는 돌파구가 깊이 있게 논의되길 기대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이 모두 수용할 만한 중재안을 우리가 제시하고 대화 재개를 적극 유도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완화' 입장을 고수할 것이고, 북한 역시 제재완화에 대한 주장을 굽힐 것이라는 신호가 없다. 그러나 어떻게든 접점을 찾아야 하고, 이게 이번 정상회담 앞에 놓인 어려운 숙제다.

한미 간의 협의 끝에 미국이 남북 철도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와 관련해 대북제재를 면제하는데 동의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 이를 공식 결정했다. 그 결과 남북 간의 공동조사가 30일 시작하게 됐다. 남쪽 열차가 10년 만에 북측 철도 구간을 달릴 수 있게 됐다. 갈 길은 멀지만, 철도 공동조사 착수는 달라질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준다. 이런 앞날을 앞당기기 위해 무엇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 연기한 북미 고위급회담부터 우선 북한은 조속히 응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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