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우리 동네] 해학·웃음 넘치는 여행지…삼척 해신당공원

입력 2019-01-05 11:00  

[쉿! 우리 동네] 해학·웃음 넘치는 여행지…삼척 해신당공원
동해안 유일 남근목 봉헌제 전승 신남마을에 조성
성 테마 조각공원 눈길…동해안 명소 "389만 방문"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원도 최남단 바닷가 언덕에 이색공원이 하나 있다.
삼척 해신당공원이다.
아직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에 다소 불편한 '성'(性)을 테마로 한 공원이다.
그래서 '19금 여행지'로 불리기도 한다.
우뚝 솟은 대형 '남근'(男根) 조형물은 보고 당황하는 관광객이 많다.
그러나 인기는 여전하다.
올해만 20만명 넘게 방문했다.
2002년 7월 개장 이후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은 398만명이다.
삼척 해신당공원은 신남마을의 남근숭배민속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신남마을은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나무로 만든 남근을 바다에 바치는 마을이다.
신남마을의 '남근목 봉납 해신제'는 가슴 아픈 사건으로 시작됐다.
아주 오래전 신남마을에 살던 늙은 아버지와 딸 애랑의 이야기다.
이들은 마을 앞 바위섬에서 딴 해초를 팔아서 살았다.
사건이 발생하던 날도 아버지는 애랑을 배에 태워 바위섬으로 갔다.
바위섬에 내린 애랑은 아버지가 데리러 올 때까지 열심히 해초를 땄다.
그런데 돌풍으로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애랑은 마을을 향해 "살려달라"고 소리쳤지만, 아버지는 높은 파도 때문에 배를 띄우지 못했다.
파도는 점점 거칠어졌고, 결국 바위섬을 삼켰다.
애랑도 파도와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마을 사람들은 애랑이 '살려고 애쓰다 죽었다'며 바위섬 이름을 '애바위'로 불렀다.



문제는 애랑이 죽은 후 발생했다.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고기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는 사고도 잇따랐다.
혼인 못 하고 죽은 애랑의 원혼 때문이라고 판단한 마을 사람들은 애바위가 보이는 산 끝자락에 처녀신을 모셨다.
그리고 매년 정월과 시월 두 차례 나무로 만든 남근을 바쳤다.
그러자 고기가 다시 잡혔다.
400년 역사의 신남마을 남근목 봉헌제는 이렇게 시작됐다.
신남마을 남근목은 1999년 죽서제(현재 삼척정월대보름제)에서 남근목 깎기대회라는 이색행사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길이 3m 크기의 대형 남근목 깎기대회는 국내 언론은 물론 AP,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명 외신들까지 현장 취재에 나설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큰 반향만큼 '성의 상품화' 등 반대 목소리도 거셌다.
삼척시는 대형남근깎기행사를 중단해야 했고, 조성 계획이던 남근공원 이름도 '해신당'(海神堂)공원으로 바꿔야 했다.
중단됐던 대형남근깎기대회는 2002년 삼척세계동굴박람회 부대행사로 다시 열렸다.
삼척시는 박람회가 끝난 후 대형남근작품들을 해신당공원으로 옮겼다.
그리고 해신당, 남근조각공원, 어촌민속관, 자연생태공원을 갖춘 총넓이 2만3천여㎡ 규모의 해신당공원을 같은 해 7월에 개장했다.




애랑의 전설이 전해지는 '해당'(해신당)은 마을 서낭산인 해산 끝자락에 있다.
애바위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내부에는 제단, 처녀신 초상화, 남근목 등이 있다.
어촌민속관은 동해안 어민 생활문화와 세계 각국의 성 민속문화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국내외 작가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 남근조각공원은 해학과 웃음이 넘치는 곳이다.
입구에서 해신당까지 가는 길, 소나무 산책로 등 푸른 동해를 품은 해신당공원은 그 자체가 자연생태공원이다.
김양호 삼척시장은 29일 "우리 민속문화를 역동적으로 재창조한 삼척 해신당공원은 동해안 최고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b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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