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핫플레이스 '해리단길'…골목길 곳곳 숨은 점포 찾기

입력 2019-02-23 13:11  

[르포] 핫플레이스 '해리단길'…골목길 곳곳 숨은 점포 찾기
주택 개조한 상가 30∼40곳, 관광객 발길로 북적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최근 부산 해운대구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뒤편 마을이 관광객으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이곳은 일제가 자원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옛 철길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역사 뒤편 철길이 있었던 자리를 가로질러 마을로 들어서면 해운대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이 뻗어있는 역사 앞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 나온다.
골목길을 따라 2∼3층짜리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은 요즘 '해리단길'로 불린다.
서울에 있는 경리단길을 본떠 이름이 지어졌는데 젊은 층 사이에 최고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지난해 부산발전연구원에서 부산 10대 히트상품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2만여㎡ 넓이 마을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형태의 상가 30∼40곳이 듬성듬성 자리를 잡고 있다.
외관은 주택 그대로 가급적 살렸지만, 젊음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점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얀색, 파란색, 보라색 등 단색으로 건물을 꾸민 경우가 많은데 이런 풍경이 마을 모습과 어울리며 독특한 감성을 풍긴다.
주택 2층을 테라스로 꾸민 곳도 있고, 마치 식물원을 연상시키는 찻집도 있다.
프렌차이즈는 거의 없고 대부분 30대 초반의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해리단길은 길 하나를 두고 상가가 쭉 늘어서 있는 것이 아니라 골목 곳곳을 보물찾기하듯 돌아봐야 한다.
코너를 돌았을 때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온 인테리어 예쁜 가게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한 상인은 "원래 해운대역사에 가려져 이쪽 동네가 잘 보이지 않았고, 주택가라서 상가는 거의 없었다"면서 "하지만 2013년 철길이 폐선되며 사람들 출입이 손쉬워졌고 가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말을 앞둔 지난 22일 찾은 해리단길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큰 짐가방을 끌고 다니며 골목을 누비는 관광객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유현(21)씨는 "해운대 겨울 바다도 좋았지만 아기자기한 골목길에서 맛집 찾아다니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박희나(23)씨도 "가게마다 인테리어가 잘 돼 있어서 친구랑 셀카를 많이 찍었다"고 전했다.

입소문을 타며 가게는 하나 들씩 늘고 발전해 가고 있다.
하지만 발전될수록 걱정거리도 늘어난다.
한 상인은 "임대차보호법이 강화돼 급격한 임대료 상승은 아직 없지만, 주차공간 부족이 문제"라면서 "손님들 차량이 골목길을 막으면서 주민들 불편이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주민들이 옛 해운대 역사를 공원으로 만들기를 원하는데 철도시설공단이 13층짜리 숙박시설을 지으려고 한다"면서 "폐선 부지가 제대로 된 공원으로 거듭나야 해리단길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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