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 사회자 없는 아카데미 시상식…트럼프 비판도

입력 2019-02-25 14:22   수정 2019-02-25 18:20

30년만 사회자 없는 아카데미 시상식…트럼프 비판도
브라이언 메이·로저 테일러 뭉친 퀸 공연도 눈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올해 제9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30년 만에 사회자 없이 진행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는 사회자를 대신해 수많은 시상자가 무대에 올랐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사회자 없이 열리기는 1989년 제61회 대회 이래 처음이다.
아카데미를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아프리카계 흑인 코미디언 케빈 하트를 사회자로 낙점했으나 그가 과거 소셜미디어에 성소수자(LGBTQ) 비하 발언을 남긴 일이 물의를 빚으며 중도 하차했다.
한국계 미국 배우 아콰피나와 티나 페이, 우피 골드버그, 브리 라슨, 대니얼 크레이그, 제니퍼 로페즈, 크리스 에번스, 에이미 폴러, 마야 루돌프, 콘스탄스 우 등이 시상자로 선정돼 공동 사회를 맡았다.
사회자 없는 시상식은 이전보다 가족적이고 단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우리가 오스카 챔피언"…'보헤미안 랩소디' 4관왕 / 연합뉴스 (Yonhapnews)


첫 상인 여우조연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티나 페이, 마야 루돌프, 에이미 폴러는 "오늘은 진행자도, 인기 영화상도 없다"고 사회자가 없는 시상식을 소개했다.
이어 "시상은 광고 중에는 진행되지 않는다. 그러나 광고가 시상식 중간에 나올 수도 있다"며 일부 시상 장면을 편집하고 그 시간에 TV 광고를 내보내는 것으로 했다가 반발이 일자 백지화한 주최 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단편 애니메이션 시상을 맡은 아콰피나는 "오스카에 처음 와봤다"며 "할리우드 최고의 날이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외국어영화상 시상자인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스페인어로 "어떤 지역, 어떤 대륙에든 항상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있다"며 "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 중요성을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스페인어 영화 '로마'가 이 상을 가져갔다.
감독상은 전년도 수상자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시상했다. 멕시코 출신인 델 토로 감독이 역시 멕시코 출신인 올해 수상자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게 상을 주는 의미있는 장면이 펼쳐졌다.


최우수 작품상 시상자로는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깜짝 등장했다.
그는 "작품상 후보인 8개 작품은 각기 다르지만 한 가지는 증명됐다"며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디 살고 있든 이들이 우리를 서로 연결해 준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시상자들의 의상도 눈을 사로잡았다.
의상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멜리사 매카시와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18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더 페이버릿' 의상을 흉내 낸 복장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특히 멜리사 매카시는 드레스에 인형을 주렁주렁 달고 손에는 토끼 인형을 들었다.
시상자 외에도 많은 사람이 무대에 올랐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는 "꿈이 배우가 되는 것이든, 테니스 선수가 되는 것이든, 꿈을 꾸기는 쉽지만 실현하기는 어렵다"며 작품상 후보인 '스타 이즈 본'을 소개했다.
작품상을 거머쥔 '그린 북'을 소개한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흑인 남성과 여성들은 2등 시민으로 대우받고 그저 가정을 꾸리거나 생활비를 버는데도 위협을 받았다"며 "여러분이 젊든 나이가 들었든 '그린 북'의 여정에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도 나왔다.
'블랙클랜스맨'으로 각색상을 거머쥔 스파이크 리 감독은 "2020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 힘을 모아서 역사의 바른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를 만든 사람들, 원주민을 모두 죽인 사람들에게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2020년 대선에서) 도덕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나 페이, 마야 루돌프, 에이미 폴러도 "멕시코는 국경을 세우는데 돈을 내지 않을 것이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오프닝 공연은 전설의 록밴드 퀸이 장식해 화제가 됐다.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드러머 로저 테일러와 함께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 애덤 램버트가 보컬로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와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를 불렀다.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 삶을 소재로 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남우주연상 등 총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주제가상을 수상한 '스타 이즈 본'의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는 함께 피아노를 치며 '셸로'를 불렀다. 이밖에도 제니퍼 허드슨과 벳 미들러의 공연이 펼쳐졌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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