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 시골 경로당의 변신'…농한기 영화관으로 변모

'전북 장수 시골 경로당의 변신'…농한기 영화관으로 변모

(장수=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마치 영화 속 스무살 꽃처녀가 된 것처럼 설레고 행복한 시간이었어."

지난 25일 전북 장수군 장계면 신동마을 경로당.
편한 복장으로 경로당에 모인 20여명의 어르신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영화 '수상한 그녀'에 빠져든 어르신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다 훌쩍 2시간을 보냈다.
'영화 보는 날, 찾아가는 경로당 영화관' 프로그램이 이날 주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장수군 보건의료원 장계면건강생활지원센터는 농한기 주민에게 문화생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프로그램은 노인들이 농사에 바쁜 상황을 고려해 농한기 장계면 17개 마을을 대상으로 2주간 진행된다.
영화는 하루 2개 마을 경로당에서 상영된다.
'수상한 그녀', '그대를 사랑합니다', '워낭소리' 등 어르신들의 기호와 눈높이에 맞춘 영화가 준비됐다.
한 어르신은 "평생 영화관은 꿈도 못 꿨는데 이렇게 찾아와서 영화를 보여주니 정말 행복하다"며 "다음에도 재미있는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장수군 보건의료원은 시니어 일자리 사업 등과 연계해 혹한기·혹서기 경로당 이용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유봉옥 군보건의료원장은 "어르신들이 경로당에서 편안하게 앉아 건강한 여가생활을 즐기고 마음의 여유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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