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영어시험' 텝스 시행 20년 만에 첫 적자…응시자 ¼ 토막

입력 2019-03-07 09:01  

'토종 영어시험' 텝스 시행 20년 만에 첫 적자…응시자 ¼ 토막
응시인원 한때 50만→13만명…입시제도 변화·학령인구 감소 탓
텝스 측 "토익-텝스 환산점수, 텝스에 불리…고득점 쉬운 토익에 쏠려"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서울대가 개발한 '토종 영어시험' 텝스(TEPS)가 1999년 시행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시험 응시인원도 가장 많이 몰렸던 때보다 4분의 1로 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한때 70억원 규모의 흑자를 내던 텝스 시험이 지난해 시행 이후 최초로 회계상 적자를 냈다.
텝스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응시인원이 2010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고, 지난해 뉴 텝스(New TEPS)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발생해 적자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텝스관리위원회 측은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적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서울대가 개발해 1999년 시행에 들어간 텝스는 미국 ETS가 주관하는 토익(TOEIC) 시험과 함께 국내에서 치러지는 대표적인 공인영어능력 시험 중 하나다. 단순 암기로 고득점이 가능한 기존 영어시험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것이 도입 취지였다.
텝스 시험은 한국사회의 영어 중시 분위기 속에 시행 이후 응시인원이 꾸준히 늘었다. 가장 많은 수험생이 몰린 해는 2010년으로, 총 50만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하지만 텝스 시험 응시자 규모는 2010년을 정점으로 점차 줄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2010년의 절반 수준인 24만명까지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2만∼13만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8년 만에 응시인원이 4분의 1로 급감한 것이다.
텝스관리위원회 측은 학령인구 감소와 중·고교 생활기록부상 공인영어성적기록 금지 등 입시제도 변화, 블라인드 채용 등 여러 요인이 응시자 감소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공무원 시험 등에서 텝스-토익 시험 간 환산점수가 토익에 유리하게 설정돼 있어 수험생들이 토익 시험으로 몰리는 '토익 쏠림'도 응시자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인사혁신처는 7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 기준 점수로 토익 700점과 텝스 625점(뉴 텝스 340점)을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텝스 측은 토익 700점에 해당하는 텝스 점수는 625점보다 훨씬 낮은 555점(뉴 텝스 300점)으로 보고 있다.
텝스관리위원회 관계자는 "2000년대 초 설정된 토익-텝스 환산점수가 10년이 넘도록 바뀌지 않으면서 수험생들이 점수 취득에 용이한 토익 시험으로 몰린다"며 "두 시험의 난이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환산점수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외국인 학생들을 텝스 시험의 새로운 수요층으로 공략하고, 텝스 시험이 국내 초·중·고 학생들의 영어 능력 평가 도구로 활용될 수 있게끔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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