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플시럽 농가 '다람쥐와의 싸움'…생산 차질 우려

입력 2019-03-15 16:08  

미국 메이플시럽 농가 '다람쥐와의 싸움'…생산 차질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미국 메이플시럽 생산 농가들이 다람쥐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날씨보다 다람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되면서 곳곳에서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등 생산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최대의 메이플시럽 생산지역인 버몬트 주 등지에서는 다람쥐들이 농장 곳곳을 헤집고 돌아다니면서 생산 장비를 훼손하거나 몇몇 생산공정에서 수액의 공급을 방해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5일 전했다.
산불이나 사슴, 곰, 딱따구리 등에 의한 피해는 낯설지 않지만 올들어 갑자기 다람쥐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들이다.
미 북동부 뉴잉글랜드에서는 올해의 경우 유독 많은 다람쥐가 수액 채취 플라스틱 튜브를 망가뜨리고 일부 메이플시럽 제조 공정을 훼손하고 있다.
농민들은 때때로 깊이 쌓인 눈 속을 헤집고 들어가 망가진 메이플트리 수액 채취 튜브 등을 찾아내 새것으로 교체하고 있다며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다람쥐들에게 물어뜯기거나 유실된 장비 수리에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농민들은 이런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낭비되고, 비싼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버몬트주(州) 댄빌의 메이플시럽 생산 업체 '굿리치 메이플 팜'의 루스 굿리치는 "때로는 농민들이 다람쥐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한다"며 "아마 올해가 전쟁 선포의 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버몬트는 미국의 최대 메이플시럽 생산 주다.
이처럼 다람쥐 개체 수가 급증한 것은 도토리나 다른 너도밤나무 열매 등 먹거리가 풍부해진 것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 버몬트대 공개강좌 프로그램의 메이플 전문가 마크 이셀하트가 말했다.
하지만 다람쥐가 모든 메이플 생산 농민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뉴햄프셔주(州) 앨스테드의 베스컴 메이플 팜스의 경우 다람쥐 피해가 예년보다 심하지 않다.

적설량이 많지 않은 덕분이라는 게 현지 농민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메인주(州)의 경우 다람쥐에 의한 피해가 심해 한 농장 농민은 생산공정에서 망가진 60군데를 손봤다.
다람쥐는 수액 채취 플라스틱 튜브를 물어뜯고 먼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어디가 손상됐는지 알기 쉽지 않다고 메인주 메이플생산자협회(MPA) 대표가 말했다.
그는 "많은 생산 농가에서 다람쥐 피해를 호소하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적설량이 예년보다 많아서 그런지 상황이 최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불구하고 다람쥐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농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액 채취 튜브를 손질할 때 장갑을 끼고 작업을 해야 야생동물을 유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대책이라면 대책이다.
튜브나 튜브 근처에 화학물질을 발라 다람쥐 접근을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덫으로 잡거나 사냥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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