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극한환경서 살아남은 고세균 화성서 발견될까

입력 2019-03-27 11:07  

우주 극한환경서 살아남은 고세균 화성서 발견될까
獨우주硏, ISS 생물실험 '바이오멕스'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고세균(古細菌·archea)과 같은 단세포 생물이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화성에서 발견될 수 있는 생명체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27일 독일항공우주연구소(DLR)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진행된 생물 스트레스 테스트인 '바이오멕스(BIOMEX·BIOlogy and Mars EXperiment)' 결과, 지구의 일부 유기체와 생체분자가 우주 극한 환경에 상당한 내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멕스는 화성 환경에서 박테리아와 조류, 지의류, 균류 등 지구의 하등 생물이 살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DLR 주도로 2014년 8월부터 18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수백종의 생물 샘플을 담은 용기를 ISS의 러시아 모듈인 '즈베즈다(Zvezda·별)' 밖에 설치해 우주의 진공 상태와 강한 자외선 방사, 극단적인 추위와 열 등의 온도 변화에 그대로 노출했다.


우주 극한 환경 실험은 총 533일에 걸쳐 이뤄졌다. 이후 생물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후속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이날부터 사흘간 베를린에서 열리는 회의를 통해 종합적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DLR 행성연구소의 우주생물학자 장-피에르 폴 드 베라 박사는 회의 개막을 앞두고 낸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유기체와 생체분자는 우주 방사선에 대단한 내성을 보였으며 실제로 우주에서 '생존자'로 지구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여러 생물 샘플 중에서 35억년간 지구의 짠 바닷물에서 살아온 단세포 생물인 고세균을 지목하면서 "북극의 영구동토층에서 채취해 간 고세균 샘플은 우주 극한 환경에서 생존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장비로 감지할 수 있어 이런 단세포 생물들이 화성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생물형태의 후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성에는 현재는 아니라도 45억년에 달하는 과거에 매우 단순한 형태의 생명체는 존재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아직 생명체 자체는 물론 생명체가 흘린 대사 산물의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DLR은 그러나 바이오멕스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화성 탐사에서 고세균 같은 미생물의 대사 산물이나 세포 구성 성분 등을 화성 표면에서 별도의 샘플 준비 없이 바로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이저빔으로 분자의 진동을 일으켜 분석하는 라만분광법을 이용해 화성 표면의 샘플을 파괴하거나 직접 접촉하지 않고 생명체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DRL은 또 바이오멕스 결과는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지구의 생명체 기원을 둘러싼 논쟁에서 판스페르미아설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판스메르미아설은 지구상의 원시생명이 다른 천체에서 운석을 타고 왔다는 것으로 과학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돼왔다.



DLR은 무엇보다 바이오멕스가 화성 생명체 탐사를 진일보시켰을 뿐만 아니라 우주의 '생명체 지표'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유럽우주국(ESA)이 오는 2020년 발사를 준비 중인 엑소마즈(ExoMars) 등 미래 탐사 임무에서 얻는 다양한 자료를 확인하고 분류하는 데 중요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멕스에는 세계 12개국 30개 연구기관이 참여했으며 그동안 42개의 관련 논문이 발표됐다. 지난 2월에는 국제학술지 '우주생물학(Astrobiology)'가 특집호를 펴내기도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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